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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KBS사장 ‘해임제청 무효소송’…노조들 “어이없어”

등록 2014-06-09 12:01수정 2014-06-09 21:51

길 “임기보장은 방송독립 조건”
직무정지도 인정않고 ‘출근’
청, 오늘 해임제청안 처리할듯
KBS의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5일 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앞에서 열린 파업승리 보고대회에서 길환영 사장 해임 제청안의 이사회 가결에 환호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KBS의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5일 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앞에서 열린 파업승리 보고대회에서 길환영 사장 해임 제청안의 이사회 가결에 환호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길환영 <한국방송>(KBS) 사장이 한국방송 이사회가 의결한 해임 제청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원에 무효소송을 냈다. 직무정지 결정도 인정하지 않겠다면서 계속 출근하기로 했다. 길 사장의 이런 행보에 대해 사내에선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길 사장은 9일 “이사회의 비이성적, 비합리적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사장 해임 제청안 결의 무효소송과 직무정지 무효소송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길 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따로 내어 “한국방송 사장의 임기 보장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불법파업 노조의 힘에 굴복해 사장 퇴진을 한다면 방송사상 가장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길 사장은 이날 회사로 출근했다. 이사회의 직무정지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출근 투쟁’에 나선 셈이다. 그는 오전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예고했으나, 기자회견을 20여분 앞두고 갑자기 취소하기도 했다.

한국방송 이사회는 지난 5일 회의를 열어 △직무수행 능력과 리더십 상실 △공적 서비스 파행·축소로 대국민 서비스 기능 약화 △경영 책임자로서 경영 실패 책임 등을 이유로 길 사장에 대한 직무정지 및 해임 제청안을 의결했다. 해임 제청안은 안전행정부를 거쳐 9일 청와대에 전달됐으며 10일께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방송 노동조합(1노조) 백용규 위원장은 두 노조 공동총회에서 “길 사장에게 대통령 재가 전에 사퇴하라고 부탁했는데, 괜한 일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방송 관계자는 “길 사장은 당분간 정상적으로 출근할 방침”이라며 “오전(9일) 기자회견은 자료로 충분히 대신할 수 있다고 봐 (길 사장이)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정국 김효실 기자 jglee@hani.co.kr

다음은 길환영 사장이 발표한 입장문 전문이다.

지난 6월5일 KBS 사장인 저에 대한 이사회의 해임제청안이 가결된 것에 대해 매우 당혹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회사의 장래를 생각할 때 심히 우려스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선 이사회에서 사장 해임제청을 의결한 것은 법적 근거가 모호하고 제안 사유는 객관적이지 못하고 논리적이지 못합니다. 최초 해임제청 사유인 방송의 공정성 침해 부분이 수차례 삭제와 수정을 거친 뒤 전혀 관련이 없는 사유를 들어 처리했습니다. 당초 사유는 사라지고, 파업으로 인한 현재의 상황을 과장 확대시킴으로써 가장 중요한 해임제청 사유로 만들어 처리한 것은 매우 설득력을 상실한 처리 결과로서, 결코 인정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이러한 일련의 과정과 결과를 지켜 보면서 느낀 점은 KBS 사장의 임기 보장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는 것입니다. 이사회가 불법 파업 노조의 힘에 굴복하여 사장 퇴진을 한다면 이는 방송사상 가장 나쁜 선례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KBS 사장은 이사회나 노조, 각 직능단체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소신 경영을 하지 못할 것이 뻔합니다. 또, 이런 사태는 향후 우리 사회에 심각한 파장을 불러 올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이유로 오늘 이사회의 비이성적 비합리적 결정에 대하여 사장 해임제청 결의 무효소송, 직무정지 무효소송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아울러 이사회가 과연 사장에 대한 직무정지를 내릴 수 있는지도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이번 기회에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튼튼한 틀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제 우리는 지난주 이사회 의결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난마처럼 얽힌 우리 문제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기다리면서, 저는 저를 포함한 우리 KBS 구성원 모두에게 잠시 자숙의 시간을 가질 것을 제안했습니다.

“위기의 공영방송을 다시 살리기 위해 서로의 입장을 한발씩 양보하면서 미래지향적인 쪽으로 생각의 틀을 바꾸어 봅시다. 우선 무조건 방송 정상화를 먼저 합시다. 그리고 각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집시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저도 지난 한달여간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추스릴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과 노조와 각협회에 간곡히 제안합니다.”

감사합니다.

표창원 “분노와 그 분노를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을 폭 넓게 가졌으면...” [한겨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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