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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자사 출신 문창극 낯뜨거운 ‘칭송’

등록 2014-06-11 12:08수정 2014-06-11 14:03

10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10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3개면에 걸쳐 ‘권력에 쓴소리’ ‘소신 뚜렷’ ‘원칙 중시’ 등등
‘극보수 성향’ 칼럼 해명도…언론단체 “지면의 사유화” 비판
10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의 ‘극보수적’ 성향 등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앙일보가 자사 출신 문 후보를 기사와 사설을 통해 적극 두둔하고 나섰다. 다른 보수신문인 <조선일보>·<동아일보>가 일부 우려를 표시한 것에 견줘 심각하게 객관성과 균형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일보는 11일, 1면 머릿기사를 비롯해 3, 4면 등 3개면에 걸쳐 문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두둔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특히, 중앙은 3면에 ‘“권력에 쓴소리 … 대통령에게 할 말 할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문 후보자 평가를 실었다. 이 기사에선 ‘‘소신 뚜렷하고 원칙 중시’라는 작은 제목에서 보듯, 문 후보자가 총리에 적격이라면서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4면에는 논란을 빚고 있는 문 후보자의 과거 칼럼에 대한 방어에 나섰다. 극보수 성향이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기사를 통해 “(문 후보자의 칼럼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 건강한 자유시장경제의 확립, 확고한 안보, 원칙론에 입각한 대북정책 등으로 정의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복지 확대를 비판하고, 햇볕정책에 반대한 것에 대해 하나하나 대신 ‘해명’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언론단체 쪽에선 문 후보자의 칼럼을 ‘나쁜 칼럼’으로 꼽아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날 “예전부터 ‘이달의 나쁜 칼럼·사설’을 선정해왔다. 문 후보자는 그 과정에서 ‘나쁜 칼럼’에 5번이나 뽑혔다”고 밝혔다. 민언련은 성명을 통해 “수구 냉전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문창극씨야말로 청산되어야 할 ‘적폐’ 1순위”라며 언론인으로서 이성적이고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기는커녕 인간 존중도,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인식도, 분배와 정의 실현에 대한 의지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총리직을 수행할지 앞이 깜깜하다”고 비판했다.

6월 11일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6월 11일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중앙은 사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총리에게 권력을 더 이양하라”고 주문했다. 사설은 ‘문창극 후보자 지명에 거는 기대’라는 제목으로 “박 대통령은 이번 인사를 계기로 과감하게 권력을 위임하고 그 앞에서 쓴소리가 나올 수 있는 수평적인 의사소통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총리에게 장관 임명 제청권을 부여하는 책임총리제의 헌법 정신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지도 박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고민해야할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문 후보자는 막상, 이날 오전 서울 창성동으로 출근하면서 책임총리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처음 들어보는 얘기다”고 말했다. 신문이 후보자의 생각보다 몇 걸음이나 더 나간 셈이다.

중앙의 이런 보도 태도는 다른 보수신문에 견줘봐도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문 후보자는 행정 경혐이 전무하다”, “대독 총리, 받아쓰기 총리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도 역시 사설에서 “국정 경험이 전혀 없는 문 후보자가 중책을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자칫하면 책임총리가 아니라 새로 등장할 사회부총리와 기존 경제부총리 사이에서 ‘낀 총리’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민언련 김언경 사무처장은 “중앙일보가 대놓고 자사 출신 인사에 대해 칭송에 나섰다. 평소 언론으로서 공적 지위를 강조하면서 ‘특권’을 누렸음에도, 이번엔 지면을 사유화해 사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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