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12일자 1면.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관한 기사를 1면에 아예 다루지 않았다.
“대통령에게 할말 하는 사람” 두둔
<중앙일보>가 자사 출신인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이틀째 무리하게 감싸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 논조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이런 보도 태도를 두고 언론의 정도를 벗어났다는 비판이 나왔다.
12일치 중앙 1면 머리기사는 “요즘 기업이 안 보인다”는 제목의 경제 기사였다. 3면에 비로소 문 후보자 얘기가 등장했는데, 그마저도 그를 옹호하는 듯한 기사였다. 문 후보자의 “책임총리제 처음 듣는 얘기”라는 발언과 관련해, 중앙은 “총리 권한·책무, 헌법이 정한 대로 수행할 것”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날치 신문의 1·3면과 사설 등을 통해 책임총리제 관련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중앙의 박보균 대기자는 이날 ‘박근혜 인사의 파격’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문 후보자의 시선은 명쾌하다. 애국심과 자유가치의 수호에서 뚜렷하다”고 문 후보자를 치켜세웠다. 중앙은 또 문 후보자의 “식민지배는 하나님 뜻” 발언 소식을 3면 하단에 배치하면서 “장로 문 후보자 과거 교회 강연 논란”이라는 제목을 다는 데 그쳤다.
중앙은 11일치에서도 1면, 3·4면과 사설에서 문 후보자를 적극 두둔했다. 3면 머리기사에서 ‘“권력에 쓴소리 … 대통령에게 할 말 할 사람”’ ‘소신 뚜렷하고 원칙 중시’를 큰 제목과 작은 제목으로 달았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비판 기능을 상실하고 문 후보자를 노골적으로 감싸는 중앙의 행태는 언론이 아니라 인사에 개입하는 등 직접 정치를 하려는 ‘플레이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문창극, 국무총리 자격 없어”
중앙일보 12일자 3면. “식민지배는 하나님 뜻”이라는 문 후보자의 과거 발언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도 ‘과거 교회 강연 논란’ 이란 제목으로 작게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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