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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놓고 중앙·JTBC ‘한 지붕 두 가족’ 정반대 보도

등록 2014-06-13 15:25수정 2014-06-13 16:59

중앙일보, 문 후보자가 낸 ‘보도자료 받아쓰기’…적극옹호
JTBC ‘뉴스9’…“전체 맥락 따져도 이해 어려워” 정면 비판
<동아>와 <조선>도 문창극 비판보도…<중앙> 홀로 고군분투
‘한 지붕 두 가족의 정반대 보도’

<중앙일보> 기자 출신인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하나님의 뜻” 발언과 역사인식에 대한 파문이 거센 가운데, 그의 친정인 <중앙일보>는 ‘적극 옹호’, JTBC는 ‘비판’으로 정반대의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앙일보>와 JTBC는 중앙미디어네트워크의 신문과 방송 계열사들이다.

중앙일보 13일치 4면
<중앙>은 13일치 4면 전면을 털어 “강연의 전체 맥락을 봐야한다”는 문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변호했다. “한국 굽이굽이 시련 받았지만…지금 기회의 나라 됐다”는 제목으로 문 후보자의 ‘논란 발언’과 ‘전후 맥락’을 상세히 소개했다. 기사는 “종교인으로서 교회 안에서 강연한 것이어서 일반인의 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문 후보자의 해명을 충실히 인용 보도했다. 더욱이 이 기사의 내용은 문 후보자측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쓰기’했다. 지난 11일 밤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방송 보도 직후,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에서는 “강연의 특정 부분만 부각되어 전체 강연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반박 보도자료를 낸바 있다. 보도자료에서 문 후보자측은 “우리 민족사에 점철된 ‘시련’과 이를 ‘극복’한 우리 민족의 저력을 주제로 한 것으로, 그 과정을 통해 오늘날 한국이 성공할 수 있었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 후보자의 2011년 교회 강연 1시간 넘는 전체 영상을 보니’라는 부제를 단 <중앙>의 이 기사는 이 보도자료를 판박이처럼 확대·재생산한 것이다. 5면 <“전체 맥락 안 살피고 매도” “국민 놀라게 만든 역사관”> 기사에서도 이 사안을 단순히 여야 간 공방을 벌이는 내용으로 ‘축소 보도’해, 결과적으로 문 후보자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12일치 JTBC 뉴스9 방송화면 갈무리
12일치 JTBC 뉴스9 방송화면 갈무리
JTBC ‘뉴스9’에서는 역시 “맥락을 뜯어봤으나 (문 후보자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중앙>과는 정반대의 비판적 보도를 했다. 손석희 앵커는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으로 돌리는 기독교 특유의 인식으로 이해되는 측면도 없지 않지만, 일제의 식민지배나 위안부 문제 등 아무리 맥락을 따져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아 보인다”고 논평했다. 강연의 전체 맥락을 다 살펴봐도 문 후보자측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기자 리포트도 “기독교계의 시각으로 역사를 해석했다지만, 일제의 식민사관과 닮아 있는 데다 반공 이데올로기를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문 후보자측이 “교회라는 특정 장소에서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라며 ‘특수성’을 강조하지만, 문 후보자의 인식에 ‘식민사관’과 ‘반공 이데올로기’가 깔려있음을 짚은 것이다. 또 ‘뉴스9’는 문 후보자가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 것과 2005년 위안부 배상문제는 이미 끝났다는 칼럼을 쓴 것과 관련해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의 “청구권 협정으로는 (위안부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이 안됐다고 보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는 반박 내용도 보도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뉴스9’는 한발 더 나아갔다. 역사학자이자 개신교 장로인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이 스튜디오에 출연해 “문 후보자 얘기가 사실이라면 독립운동을 한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뜻을 거역했다는 뜻이 되고 신사참배를 반대하다가 옥고를 치르고 순교까지 하신 분들도 하나님의 뜻을 거역한 것이 된다. 너무 왜곡시켰다”며 문 후보자를 비판했다. 위안부 발언에 대해서도 윤 전 총장은 “위안부 문제는 (일본으로부터) 사과받아야 된다. 이 부분은 박근혜 대통령도 같은 맥락에서 인식하고 있는 걸로 안다. 대통령과 역사를 보는 역사인식이 전혀 다른 분이 총리 후보로 지명됐다고 하는 점이 참 납득이 안 간다”고 일침을 가했다.

<중앙>의 이 같은 ‘문창극 두둔’ 보도는 같은 보수지인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와 견줘봐도 선명해진다. <동아>는 13일치 1면 <문창극 “일에 위안부 사과받을 필요없다”>를 통해 여당 초선의원 6명과 야당과 시민단체가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보도를 했다. 4면에서도 <“일에 위안부 보상요구는 떼쓰는 꼴”…국민정서와 차이>에서 문 후보자의 칼럼 250편을 들여다보고 “식민지 근대화론과 맥락 닿아” “더이상 일 책임 묻지 말자고 강조” 등 문 후보자의 역사 인식을 문제삼는 분석결과를 실었다. 5면에서도 <야 “문창극 역사인식 일 극우보다 더해” 의총-브리핑 공세> 기사를 통해 야당의 공세를 5단으로 크게 보도했다. 또 31면 사설을 통해 “문 총리 후보의 역사인식, 충분한 설명과 검증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조선>도 13일치 2면에서 <야 ‘문창극 후보 지명 철회’ 요구 파상공세>, <여 내에서도 ‘문창극 후보 반대’ 목소리 잇따라> 등 문 후보 비판 주장을 담은 기사를 비중있게 보도했다. 또 35면 사설을 통해서도 “문 후보자도, 청와대도 설명할 책임 피할 수 없다”며 “문 후보자는 전직 언론인이나 특정 교파의 교인이 아니라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질을 묻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썼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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