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양대 노조인 K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이하 새노조)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파업 출정식을 갖고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KBS 양대 노조는 이날 오전 5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으며 KBS 창립 이래 양대 노조가 공동 파업에 나서는 일은 처음이다.노동조합원은 2600여명, 새노조 조합원은 1200여명으로 80%의 KBS 직원이 파업에 참가했다.한편 KBS 사측은 “서로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도 모자랄 상황에 이런 극단적인 상태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4.5.29/뉴스1
이사회 ‘특별다수제 및 사장추천위원회’ 도입하자…
“파업 통해 얻어낸 지배구조 개선 기회 날려” 반발
“파업 통해 얻어낸 지배구조 개선 기회 날려” 반발
<한국방송>(KBS) 이사회가 특별다수제 및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 도입을 거부한 가운데,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파업을 통해 얻어낸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선의 기회가 물거품이 됐다는 분노와 허탈감도 느껴진다. 또, KBS 두 노조가 사장 공모에 지원한 30명에 대한 검증 작업에 나서기로 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1일 ‘공정방송 염원 짓밟은 이사회는 해체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최근 전 직원들을 대상 설문조사에서 10명 가운데 9명이 특별다수제와 사추위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음에도, 이사회는 이런 열망을 무참히 짓밟았다”며 “2012년 길환영 사장 선임 당시 이사회에서 특별다수제 등을 받아 들이지 않은 결과 공영방송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졌다. 이런 과오를 또 다시 반복하는 이사회는 역사의 죄인으로 남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사회는 전날 임시 회의를 열어 특별다수제와 사추위를 도입하자는 야당 추천 이사들의 제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다수의 여당 추천 이사들의 반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와함께 새노조는 “이번 사장 공모에 응한 30명의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면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수호해야 할 공영방송의 사장으로서의 자격이 턱없이 부족한 인물들이 대다수”라며 “정당이나 방송규제 기관, 공직 선거 캠프, 대통령직 인수위에 몸을 담은 지 3년이 되지 않은 인사는 가장 먼저 부적격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방송 노동조합(1노조)도 이사회 결정이 나온 직후 사내게시판에 성명을 올려 “이사회가 모든 KBS인들의 열망을 다시 한번 깡그리 짓밟았다”며 “이사회부터 당장 해체하라. 자신들이 선출한 길환영으로 인해 KBS가 나락으로 떨어진 것부터 책임을 져라. 현 이사회의 소임은 무능하고 부도덕하며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한 길환영을 해임하는 것으로 끝났다”고 이사회를 맹공격했다.
또, 1노조는 사장공모와 관련해 “인물검증 테스크포스팀(TFT)를 구성했으며 조합이 제시한 사장 자격조건을 바탕으로 30명의 사장 후보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 부적격자와 문제의 인물이 KBS사장으로 선출되는 것을 철저히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오는 2일 회의를 열고 사장 공모자들의 서류심사를 통한 후보자 압축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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