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부적격 4명 포함…파업 불사”
청와대 보도 외압 논란으로 해임된 길환영 <한국방송>(KBS) 전 사장의 후임으로 6명의 후보군이 추려졌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다수가 노조 등이 반대하는 인물이라 갈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방송 이사회는 2일 회의를 열어 “공모에 참여한 30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표결을 벌여, 이사회 면접을 볼 사장 후보로 6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면접 대상자는 고대영 전 보도본부장, 류현순 현 부사장, 이동식 전 정책기획본부장, 이상요 전 기획팀장, 조대현 전 케이비에스미디어 사장, 홍성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등이다(가나다순). 이들은 모두 한국방송 출신이다.
이사들은 각각 3명의 후보를 선정했으며, 6명의 사장 후보는 각각 3표 이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는 오는 9일 후보들을 상대로 면접심사를 실시하고, 최종 후보 1명을 결정해 청와대에 임명제청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사장 후보군 가운데 노조가 부적격자로 이미 지목했던 인사가 4명이나 포함돼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이날 이사회 전에 발행한 노보를 통해 ‘부적격 후보’ 8명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고대영·류현순·조대현·홍성규 후보 등이 여기에 포함돼 있다. 새노조는 이들 4명이 길환영 사장 체제에 대한 책임이 있거나 그 이전에도 방송독립의 걸림돌이었던 전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즉각 “파업 재개도 불사한다”며 이사회를 압박했다. 한국방송 노동조합(1노조)은 이날 “여당 추천 이사들의 수적 우세를 앞세워 부적격 인사를 사장으로 밀어붙이면 파업 재개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새노조도 8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새노조 관계자는 “파업 재개 등 모든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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