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9일 최종후보 선출
<한국방송>(KBS)의 양대 노조가 새 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부적격 인사로 지목한 인물의 사장 선임을 물리력으로 저지하겠다고 밝혀 충돌이 예상된다. 한국방송 이사회는 9일 새 사장 선임을 위한 면접심사(후보 6명)를 벌여 최종 후보 1명을 뽑을 예정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설문조사에서 부적격자 1, 2위로 뽑힌 고대영 전 보도본부장과 홍성규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절대 사장이 되어선 안 된다”며 “두 사람이 최종면접심사장에 나타난다면 온몸으로 저지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새노조가 최근 조합원을 상대로 한 조사(1인 2표)에서 고대영 전 본부장은 83.6%의 조합원으로부터 부적격자로 지목됐다. 새노조는 이날 오후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이 사장으로 선출되면 즉각 파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한국방송 노동조합(1노조)도 7일 특별 노보를 통해 “후보에 오른 6명은 모두 부적격 인사로 사장 자격이 없다. 이사회의 표결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1노조는 9일 오전 비상대책위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한다. 1노조 관계자는 “물리적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이라 지도부가 투쟁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방송인총연합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9개 언론단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사회의 ‘올바른 선택’을 촉구했다. 이들은 “길환영 전 사장이 물러난 원인을 외면하고 ‘도로 길환영’을 새 사장으로 앉힌다면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설치와 특별다수제 도입 등을 뼈대로 하는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 등의 개정안을 입법청원했다. 고승우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장은 “부적격 인사가 새 사장으로 선출된다면 방송사 안팎에서 격렬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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