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일 밤 세월호 침몰 현장의 바다는 잔잔했으나 구조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큐멘터리 <세월호 골든타임, 국가는 없었다> 화면 갈무리,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참사 100일에 공개…조회수 15만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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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희생자·실종자 가족이 제작에 참여한 다큐멘터리 <세월호 골든타임, 국가는 없었다>(<세월호 골든타임>)가 주목을 끌고 있다. 사고 초기 국가와 언론이 제구실을 다했는지 깊이있게 짚었다는 평가다.
<세월호 골든타임>은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인터넷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와 세월호 희생자·실종자 가족대책위원회, 그리고 독립 프로듀서(PD)들이 모인 ‘4·16기록단’이 공동 제작했다. 다큐 진행은 박혜진 전 <문화방송>(MBC) 아나운서가 맡았다. 지난달 24일 공개돼, 6일 현재 유튜브 조회수 9만8000여회 등 총 조회수가 15만회를 넘었다. 인터넷 공개 영상으론 상대적으로 긴 40여분 분량인 것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다큐는 세월호가 기울어 있는 상태에서 사실상 구조 활동에 손을 놓고 있던 정부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 순간 가족들은 가슴을 치며 오열하고 쓰러지고 있었다. 기존의 방송사 뉴스에선 보지 못했던 모습들이다. 특히, 신속한 구조 인원 투입을 요청해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브이아이피(대통령) 보고용 영상’을 빨리 보내라고 종용하는 청와대 관계자의 육성은 정부가 얼마나 안일한 판단을 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해 준다. 구조 지원을 위해 현장에 간 한 민간 잠수사는 “청와대 전화가 많이 와 해경청장이 회의 진행도 못했다”며 “해경청장이 선상 대책회의를 하다가 라면을 끓여서 먹었다”고 말한다. 사고 순간 현장을 파악하거나 지휘할 책임자들은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였다는 것이다.
당시 가족들이 가장 궁금해한 것은 바로 현장 상황이었다. 가족들은 결국 돈을 갹출해 어선을 빌려 침몰 현장에 찾아갔다. 잔잔한 파도에도 불구하고 해경은 수면 위로 떠오른 뱃머리 부분만 빙빙 돌며 아무도 구조활동을 펼치지 않고 있었다. 가족들은 “내가 들어가겠다”고 바다에 뛰어들려고 했고, 다른 가족이 울며불며 붙잡았다. 팽목항으로 돌아와 “현장 상황이 어떠냐. 구조활동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배에서 내린 가족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요”라며 털썩 주저앉는다. 그 순간 정부는 계속해서 “대규모 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언론은 이를 앵무새처럼 되뇌었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사무처장은 “이번 다큐는 국민들이 언론 보도에서 보지 못했던 생생한 현장의 현실을 보여준다. 정부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입소문을 확인시켜준다”고 말했다.
다큐는 마지막에 하나의 질문을 향한다. ‘못 구한 것’인가 ‘안 구한 것’인가. 한 피해자 가족은 다큐에서 “못 지켜준 게 아니고 안 지켜준 거다. 골든타임? 거짓말만 했다. 정부도 그렇고 언론도 그렇고”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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