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내부감사서 지적 나와
해외연수 선발과정도 ‘잡음’
해외연수 선발과정도 ‘잡음’
<문화방송>(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본래 설립 목적인 문화방송 관리·감독이나 방송문화진흥 업무를 소홀히 하면서, 특정 언론인 개인을 지원하는 ‘선심성’ 사업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내부 감사에서 나왔다.
9일 방문진이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한테 제출한 28쪽 짜리 ‘2013년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방문진은 2013년 초반에 계획한 △유럽지역 공영방송 관리감독기관 현황 파악 △방송콘텐츠 기반 활성화 사업 △누리집 개편 등 12개 사업을 1년 동안 시행하지 못했다. 반면, 방문진은 언론인 해외 연수 프로그램인 ‘옥스퍼드대학 펠로우십’, 석좌교수·초빙교수·겸임교수·해외연구지원 사업 등에선 목표를 100% 달성했다.
감사보고서에는 이와 관련해 “방문진이 최근까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종류, 예산, 인력 등을 볼 때 문화방송 관리감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부족하다”며 “방문진의 사업 추진 실적이 수년간 저조한 가운데, 펠로우십 등 특정 개인에게 1억원 상당의 혜택을 주는 선심성 사업에서는 실적을 모두 달성했다”는 지적이 담겨있다. 방문진은 내부 감사를 하도록 한 방문진법과 정관에 따라 지난 3~4월 감사를 벌였다.
옥스퍼드대학 펠로우십 후보자 선발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애초 다른 이사가 2차 심사위원장 역할을 맡았는데, 심사 하루 전날 김문환 이사장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고 통보하고 심사를 지휘했다는 것이다. 애초 3명을 선발하려 했으나, 여유자금이 된다는 이유로 4명으로 한 명 늘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방문진 관계자는 “옥스포드 쪽에서 화상면접으로 가부를 마지막에 결정해 이사장 등이 특정인을 마음대로 뽑을 순 없다. 또 언론인 재교육은 방송문화 창달이란 방문진 설립 취지에도 맞다”고 했다.
이밖에 보고서에는 감사원이 2010년 5월과 2013년 2월의 감사보고서를 통해 방문진과 문화방송 본사·자회사 임직원의 퇴직금 누진제 폐지를 요구했음에도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실제 지난해 논문 표절이 드러나 중도 사퇴한 김재우 전 이사장은 누진제를 적용 받아 본래 퇴직금의 3배를 받아갔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