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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정책에 가려…고사 위기 내몰린 OBS

등록 2014-12-01 19:47수정 2014-12-01 23:52

경인지역 시민단체 등이 꾸린 ‘<오비에스> 생존과 경인지역 시청권 사수를 위한 공동책위원회’가 지난달 5일 경기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종합편성채널(종편)과의 정책적 차별 등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오비에스지부 제공
경인지역 시민단체 등이 꾸린 ‘<오비에스> 생존과 경인지역 시청권 사수를 위한 공동책위원회’가 지난달 5일 경기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종합편성채널(종편)과의 정책적 차별 등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오비에스지부 제공
누적적자 1380억 ‘자본잠식’
민영렙 정책 뒤 광고매출 답보
종편은 직접영업 특혜 상승세
종편은 가능한 전국 송출도 막아
노사 “차별정책 탓…대책 절실”
<오비에스 경인티브이>(OBS)의 경영 위기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바코(한국방송광고공사)가 아닌 민영미디어렙을 통해 광고를 수주하도록 하는 등 정부 광고정책의 변화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종편과 견줘도 상당한 정책적 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지역민방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라, 여론 다양성 등을 위해 정책적 대응이 절실하다는 진단이다.

■ 자본금 97.1% 잠식

1일 노조와 회사의 설명을 종합하면, 오비에스는 개국한 2007년 이래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현재, 누적적자가 1380억원에 이르러 1431억원의 자본금 대부분(97.1%)이 잠식당한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4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역 민방들 가운데 유일한 적자였다.

경영 불안에 직원들 노동 환경은 열악해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오비에스 지부 이훈기 지부장은 “7년 연속 임금이 동결되었고, 이마저도 몇년 전 임금 일부분을 반납했었다. 지상파 3사에 견줘 급여 수준은 절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개국 때 415명이었던 직원은 현재 280여 명만 남았다. 50~70명을 정리해고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지부장은 “정리해고 절차가 진행된다면 경영상의 실패를 조합원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노조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조합원들이 해고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회사 쪽 관계자는 “경영상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맞지만, 정리해고와 관련해선 구체화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 “종편에 견줘 차별받고 있다”

노사 모두 현상황이 ‘정부의 정책차별’ 탓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종합편성채널(종편)에 견줘 상당한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종편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의무재전송 △방송통신발전기금 면제 등의 특혜를 받고 있지만, 오비에스한테는 딴나라 얘기다. 오비에스는 경인 및 서울 지역외 전국 송출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서울 지역 송출도 개국 뒤 3년 7개월이나 걸렸다. 방송통신발전기금은 적자 상황임에도 매년 7~8억원씩 내고 있다.(표참조)

특히, 오비에스는 2012년 민영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을 통한 광고 영업이 시작되면서 회사 상황이 급속히 악화됐다. 오비에스 경영담당 간부는 “미디어렙이 시행되기 전엔 한해 50% 이상 광고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시행 뒤 광고 매출이 답보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실제 2011년과 2013년 광고매출액은 모두 281억원으로 제자리 걸음이다. 미디어렙이 문제가 되는 것은 현행 3.4870%로 고정된 ‘결합판매 비율’ 때문이다. 오비에스의 광고를 대행하는 미디어렙인 미디어크리에이트(<에스비에스>(SBS) 광고 대행)가 광고를 팔면서 이 비율만큼만 오비에스에 광고를 할당하고 있다. 종편은 각자 미디어렙을 갖고 있으며, 결합판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오비에스는 원래 코바코를 통해 광고를 수주했는데, 당시엔 결합판매 비율이 정해져 있지 않아 광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광고가 판매됐었다. 이 경영담당 간부는 “회사 매출의 80%가 광고에 의지하는데 결합판매 비율이 묶여있어 성장이 어렵다”고 했다.

■ 지역민방 전체의 위기

오비에스는 그동안 어려운 경영 사정에도 지역 민방 가운데 유일하게 100% 자체 편성을 해왔다. <오늘은 경인세상>이나 <경기도 바로 알기 퀴즈왕 선발대회> 등 지역특색에 맞는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해왔다. 특히 방송매출 대비 장애인 방송 제작비가 1%가 넘는 유일한 방송사다. 지상파 3사들은 0.3%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오비에스의 위기는 지역 민방 전체의 위기라고 지적한다. 지역민방은 에스비에스를 제외하면 10곳으로, 모두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있다. 오비에스와 마찬가지 경영환경 탓이다. 지역민방 가운데 매출 규모 4위(2013년 기준)인 <티제이비 대전방송>(TJB)은 2008년 22억원 흑자였으나 2013년엔 흑자가 3억원으로 줄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오비에스를 비롯해 모든 지역민방이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어 결합판매 비율을 올리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지역민방의 붕괴는 지자체 등에 대한 감시 기능이 없어지는 것으로,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오비에스가 정책차별 때문에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고민을 하고 있지만 회사 내부 노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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