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노조) 관계자들이 22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상암 문화방송 신사옥 경영센터 1층 로비에서 권성민 피디의 해고를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MBC 노조 제공
노조 “표현의 자유 억압이자 도발”…부당해고 피켓 시위
피디연합회 “웹툰 활용한 행위가 어떻게 징계대상인가”
‘미디어오늘’ 기자, 회사 입장 물으려 했으나 쫓아내
안전관리팀 직원 “기자들이 소란, 취재 허가하지 않아”
피디연합회 “웹툰 활용한 행위가 어떻게 징계대상인가”
‘미디어오늘’ 기자, 회사 입장 물으려 했으나 쫓아내
안전관리팀 직원 “기자들이 소란, 취재 허가하지 않아”
<문화방송>(MBC)이 회사의 ‘부당’ 전보와 관련한 만화를 그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이유로 예능 피디를 해고하자, 회사 안팎에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문화방송은 노조의 규탄 시위를 취재하던 기자를 건물 밖으로 끌어내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노조)는 22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상암 문화방송 신사옥 경영센터 1층 로비에서 권성민 피디의 해고를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문화방송에 예능 피디로 입사한 지 4년이 된 권 피디는 지난해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문화방송의 세월호 참사 보도를 참회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사쪽은 권 피디가 글에서 사용한 비속어 등을 문제삼아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내린 뒤, 복귀하자마자 예능 본부에서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을 냈다.
권 피디는 경인지사로 옮긴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능 피디의 일상과 ‘유배성’ 인사에 대한 심경을 담은 웹툰을 직접 그려 3차례 게시했다. 사쪽은 웹툰에 등장한 ‘유배’란 단어, 비속어, 김재철 전 사장 발언 인용, 웹툰의 기사화 등을 문제 삼아 21일 해고를 통보한 상태다.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해사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권 피디의 해고에 대해 “이번 징계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억압이자 도발”이라며 “다양한 여론의 공론장 역할을 해야 할 언론사 내부에서 ‘표현’을 문제 삼아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입을 틀어막고 여론에 귀를 닫겠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한국피디연합회도 21일 ‘엠비시는 피디 탄압을 당장 멈춰라’란 제목의 성명을 내고 “권 피디는 지상파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가운데 예능 프로를 만드는 피디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냄으로써 엠비시 예능에 대한 친밀감을 형성해 보려고 만화를 그렸다고 한다. 비제작부서에 와 있으면서도 시간을 쪼개서 웹툰을 활용해 엠비시 예능에 대한 관심과 친밀도를 높이려는 권 피디의 애사심과 충정이 어떻게 징계대상이 될 수 있는가?”라며 “권 피디의 해고는 전국 2800여 한국피디연합회 회원들에 대한 해고”라고 주장했다.
한편, 노조의 피켓 시위가 이어지던 오전 9시께, 권재홍 문화방송 부사장이 로비에 들어섰다. 권 부사장은 이번 해고를 결정한 인사위원장이다.
이에 <한겨레>, <미디어오늘> 기자가 권 피디 해고 결정에 대한 입장을 물으려고 접근했으나, 문화방송 안전관리팀 직원들이 제지했다. 기자들이 다시 접근하려고 하자 사쪽은 기자들을 건물 밖으로 끌어내려고 했고, 결국 <미디어오늘> 기자는 건물 밖으로 쫓겨났다.
이와 관련해 문화방송 안전관리팀 직원은 “기자들이 소란을 피웠기 때문에 내보낸 것”이라고 했고, 문화방송 사쪽 관계자는 “(노조 시위는) 회사가 취재를 허가한 행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뒤끝 작렬’ MBC…‘세월호 보도 사과’ 피디 끝내 해고
<문화방송> 직원들이 권성민 피디의 해고에 항의하는 노조의 피케팅 시위를 취재하던 <한겨레>, <미디어오늘> 기자 등을 건물 밖으로 몰아내려 하고 있다. 당시 취재기자들은 마침 출근하던 권재홍 문화방송 부사장한테 권 피디 해고에 대한 입장을 물으려 했다. MBC 노조 제공
권 피디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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