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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언론인은 지금 변화 중일까?

등록 2015-02-11 19:14수정 2015-10-23 14:44

김영주의 미디어 항해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라는 영화가 있다. 1985년에서 과거로 30년, 미래로 30년 시간여행을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2편에서 보여준 30년 후 미래가 2015년, 바로 올해다. 영화 속에는 날아다니는 자동차, 공중에 떠서 날아가는 스케이트보드, 자동으로 신발끈이 묶이는 운동화가 등장한다. 현실의 2015년은 영화가 보여준 미래의 2015년보다 훨씬 극적인 형태로 발전해 있다. 공중을 나는 보드는 2014년 최고 발명품 중 하나로 선정됐고, 자동 신발끈 운동화는 올해 판매될 예정이다. 영화가 현실이 되고 기술이 상상을 따라잡는 시대다.

얼마 전 영국의 <비비시>(BBC)는 ‘뉴스의 미래’(Future of News)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목격하고 경험해 온 기술 발전의 속도를 감안할 때, 사실 뉴스의 미래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인지 비비시는 뉴스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서보다는, 미래의 뉴스는 어떠해야 하는지, 디지털 시대에 우선해야 할 저널리즘의 가치와 원칙은 무엇인지에 더 주목한 듯하다. 수많은 ‘나쁜’ 정보를 걸러내고, 정확하고 공정하며 통찰력있고 독립적인 ‘좋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미래에도 비비시의 임무라고 재확인하고 있다.

비비시는 보고서에서 뉴스의 미래와 관련해 ‘기술, 스토리, 사람’이라는 열쇠말로 풀어간다. 저널리즘 영역에서 기술은 기술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즉 이야기하는 방식을 돕는 데 필요한 것이다. 이를테면, 데이터 저널리즘, 로봇 저널리즘, 드론 저널리즘 같은 것들인데, 빅데이터든, 알고리즘이든, 드론이 촬영한 현장이든 이 첨단의 기술들은 ‘스토리’ 없이는 뉴스가 될 수 없다. 생각해보면, 미래의 가수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의 개인사로 감동을 짜내고 악마의 편집을 하는 것도 모두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뉴스의 미래에도 여전히 스토리는 중요하다. 물론 악마의 편집을 통해 억지로 만들어진 스토리가 아니라, 진화된 기술을 결합해 만든 좋은 스토리의 뉴스가 중요하다.

기술은 뉴스를 생산하고, 유통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이 인터넷으로 뉴스를 이용하며, 모바일 기기는 뉴스 이용의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 되었다. 이는 단순히 플랫폼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뉴스소비 방식을 바꾼 사람들은 비비시에 대한 기대와 요구도 바꿀 것이기 때문에 비비시의 전략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플랫폼의 변화에 맞게 뉴스 포맷도 바꿔야 하고, 뉴스 콘텐츠도 혁신해야 하며, 맞춤형 뉴스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비비시는 ‘방송을 넘어’ 디지털 분야에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1편을 보면, 마법학교 식당에 모인 아이들에게 부엉이들이 편지와 신문을 날라 주는 장면이 나온다. 마법세계에도 뉴스는 필요하고 그 세계에 뉴스를 전해주는 수단이 신문이다. 마법사 신문에 실린 사진들이 자동재생 동영상처럼 움직이는 것을 보고 놀랐던 때가 불과 십수년 전이다. 이제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수백 가지 신문을 보고 수백만 개 동영상 뉴스를 보는 시대에 살고 있다.

2015년은 영화 속 미래 혹은 마법 그 이상을 이미 실현해 냈다. 미래의 뉴스는 또 어떤 스토리를 어떤 기술로 무장해 우리를 놀라게 할까? 기술도 변하고 플랫폼도 변하고 뉴스도 변한다. 이용자도 변한다. 그런데 정작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 기술과 스토리를 엮어 ‘좋은’ 뉴스를 만들어야 할 언론인도 더불어 변화 중일까? 뉴스의 미래보다 그들의 미래가 더 궁금하다. 뉴스의 미래는 그들의 변화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김영주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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