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류우종 기자
<한국방송>(KBS)이 공영방송 최초로 ‘보도 공정성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한국방송은 또 연봉제와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뼈대로 한 조직개편 방안도 내놨으나, 노조 등이 반발하고 있어 이 대목의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방송은 2일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에서 창립 42주년 기념식을 열고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한국방송 미래혁신 방안’을 내놨다. 보도 공정성 가이드라인은 정확성, 공정성, 다양성 등 3개의 일반준칙으로 짜여졌고, 공직자 검증·선거·여론조사·공공정책·사회갈등·역사·재난재해 등 7개 세부준칙, 49개의 제작 세칙 등이 포함됐다.
이날 공개된 가이드라인의 주요내용을 보면, △공직 후보자 검증을 보도할 때는 두 사람 이상의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에게 확인할 것을 원칙으로 하고 △역사문제를 다룰 경우 과거에 확인된 것이라고 해도 재해석·재평가될 수 있음에 주의하며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보도할 때 하나의 해석이나 한 방향의 평가에 매몰되어선 안 되도록 했다. 한국방송은 오는 4일께 전체 세칙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방송은 이와 별도로, 임금피크제 도입과 호봉·직급제 폐지, 연봉제 도입 등을 뼈대로 하는 조직 개혁안도 함께 발표했다. 인력구조 개편을 위해 ‘퇴출 구조’를 확대하고 성과급제를 확대한다는 방안도 포함됐다. 한국방송은 앞으로 5년 동안 이런 방식으로 절감한 3천억원을 시청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조직개편은 노조와 합의해야 가능한 사안인 만큼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실제 한국방송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했으나 노조 등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개편안이 수신료 인상에 대한 반발 여론을 줄이기 위한 과시용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조직혁신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구조조정과 다를 바 없는데, 노조와는 일절 협의가 없이 발표됐다”며 “일방적 구조조정에 맞서 의연히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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