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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모바일 빅뱅시대’…언론들 적응 안간힘

등록 2015-03-02 20:20수정 2015-10-23 14:44

뉴욕타임즈의  ‘혁신’ 보고서.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이에 적응하려는 노력이다.
뉴욕타임즈의 ‘혁신’ 보고서.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이에 적응하려는 노력이다.
NYT·가디언·FT, 독자분석툴 구축
뉴스 공급·마케팅 새 방식 마련
독자 참여 등 담아 콘텐츠 생산도

온라인 ‘낚시질’ 등 황폐화 맞서
저널리즘 원칙 재정립도 과제로
지난해 5월, <뉴욕 타임스>의 ‘혁신보고서’가 유출됐다. 뉴미디어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자사 상황을 반성하는 등 온라인 전략을 담았다. 이는 내부보고용이었음에도 <버즈피드>라는 신생 온라인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버즈피드는 월 방문자가 지난해 12월 기준 7680만명에 이른다. 뉴욕 타임스(5720만명)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매체다. 뉴욕 타임스는 스스로 ‘경쟁매체’로 지목한 버즈피드에 내부보고서가 유출되는 수모를 겪은 셈이다.

■ ‘모바일’의 급속한 부상

개인용컴퓨터(PC)가 중심이었던 미디어 환경이, 스마트폰의 출현과 함께 모바일 쪽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지난 20일 나온 케이티(KT)경제경영연구소의 ‘2015년 모바일 트렌드 전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보급률(인구 대비)은 24.5%로 피시(20.0%)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2007년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이끈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 시장에 나온 뒤 불과 7년 만에 40년 역사의 피시를 따돌린 것이다.

특히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80%에 이르러 세계 1위이다.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펴낸 ‘소셜 뉴스 유통 플랫폼’ 보고서(김영주·정재민)를 보면, 조사 대상 전국 성인남녀 1200명 가운데 92.4%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고 답했다. 컴퓨터·노트북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는 응답은 87.3%로 뉴스 소비에서도 모바일이 데스크톱을 앞질렀다. <허핑턴포스트>의 최고경영자 지미 메이먼은 지난 25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큰 변화(Big shift)는 모바일화다”라고 밝혔다.

비비시의 ‘뉴스의 미래’ 보고서.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이에 적응하려는 노력이다.
비비시의 ‘뉴스의 미래’ 보고서.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이에 적응하려는 노력이다.
반면 <버즈피드>와 같은 신생 매체는 각광을 받고있다.
반면 <버즈피드>와 같은 신생 매체는 각광을 받고있다.

■ ‘데이터 저널리즘’과 상호작용성에 주목

기존 데스크톱 중심의 인터넷 환경에도 적응이 힘들었던 기존 언론사들은 모바일이라는 또 다른 파도 앞에서 적응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언론사들은 일단 데이터 저널리즘과 상호작용성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현재 뉴스 이용자들을 면밀하게 분석하는 프로그램인 ‘패키지 매퍼’(package mapper)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집한 독자 정보를 뉴스의 배치와 생산에 적용한다. 또 이 신문은 지난해 4월 모바일에 특화된 서비스인 ‘엔와이티 나우’(NYT NOW)라는 유료 서비스(월 8달러)를 도입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긴 기사를 읽을 수 없는 독자들을 위해 매일 엄선된 뉴스를 핵심만 요약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유력 언론 가운데 ‘온라인 퍼스트’ 전략을 가장 먼저 도입한 영국의 <가디언>도 비슷하다. 가디언 역시 ‘오펀’(Orphan)이라는 독자 분석 툴을 사용한다. 가디언 누리집상 모든 기사의 트래픽을 추적해, 온라인용 기사의 작성과 배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유 등에 활용한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경제지로서 일정 수의 기사만을 무료로 제공하고 나머지는 유료로 제공하는 일종의 ‘미터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고객 유전자(DNA) 구축’을 마케팅에 활용한다. 독자의 인구통계학적 자료, 콘텐츠 소비행태 등을 분석해 최적의 맞춤화된 뉴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매일 아침 6시에 그날 주목할 만한 기사를 정리해서 개인에게 전자우편을 보내주는 서비스(‘퍼스트 파이낸셜 타임스’)도 이를 위한 방안의 하나다.

모바일에 걸맞은 ‘상호작용성’도 강화하는 추세다. <버즈피드>나 <쿼츠> 같은 신생 매체들의 상호작용성은 이미 생산자와 수용자를 동일시하는 수준이다. 버즈피드는 아예 기사의 제목을 2개 만들어 많은 독자들이 읽은 제목을 자동으로 내세우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쿼츠는 독자들이 기사 수정에 참여할 수 있게 했고, 이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 대목에선 가디언이 기존 매체 가운데 가장 발빠르다. 이미 1997년부터 ‘독자 에디터제’를 영국 최초로 신설해, 잡담과 욕설 수준이었던 독자 반응을 콘텐츠 생산의 한 축으로 발전시켰다. ‘독자 발언’, ‘토론방’ 등 사용자생산콘텐츠(UGC) 생산에 공을 들이는 가디언은 ‘커뮤니티 규범과 참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독자들에게 저널리즘의 기준을 제시했다.

■ 저널리즘의 재정립도 화두

미디어 생태계가 격변함에 따라 ‘저널리즘의 재정립’도 기존 미디어들의 관심거리다. 온라인 ‘낚시질’로 대변되는 저널리즘의 황폐화에 맞서는 것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뉴욕 타임스 혁신보고서의 핵심도 기술엔 적응하되 저널리즘의 원칙은 강화하자는 것이다. 모든 플랫폼에서 불편부당의 원칙 지키기, 온라인과 신문 기사의 질적 차이 없애기 등을 꼽고 있다. 영국 <비비시>(BBC)도 최근 펴낸 ‘뉴스의 미래’ 보고서에서 뉴스 생산과 유통에 모바일, 사회관계망서비스, 드론 등의 기술적 도구는 적극 활용하겠다면서도, “정확성, 불편부당함, 의견의 다양성, 뉴스와 공적서비스에 있어 저널리즘 가치에 대해 어떤 타협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도움말>

강정수 오픈넷 이사
김영주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센터장
최진순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 및 한국경제신문 기자
황용석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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