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아픔과 눈물 닦아달라”…‘국민주 신문’ 한겨레 주주총회

국민주주 800여명 참석…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 제시
정영무 대표 “우리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게 노력할 것”
가수 전인권 공연, 시인 김선우 시 낭송 등 문화행사도

14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제27기 한겨레신문사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김봉규 기자 [e-mail]

한겨레신문사 제27기 정기 주주총회가 4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800여명의 주주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한겨레>는 1987년 ‘6월 민주 항쟁’ 직후 7만여명의 국민들이 기금을 모아 창간한 국내 유일의 ‘국민주 신문’이다. 이런 연유에서 주주총회 또한 몇몇 대주주들이 일방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많은 소액주주들과 사원주주들이 참석해 회사의 발전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인다.

이날 주총는 여느 해와 달리 사전 문화행사로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주총을 통해 주주들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겠다는 취지에서다.

문화행사에선 김영희 한겨레 문화부장의 사회로 ‘안중근 어린이 합창단’의 합창, 김선우 시인의 시 낭송, 가수 전인권씨의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14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제27기 한겨레신문사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안중근 어린이 합창단’이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e-mail]

14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제27기 한겨레신문사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김선우 시인이 시를 낭송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e-mail]

14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제27기 한겨레신문사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가수 전인권씨가 축가를 부르고 있다. 김봉규 기자 [e-mail]

‘안중근 어린이 합창단’은 안중근 의사의 ‘동양 평화 정신’을 담은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와 광복군의 대표적 노래 ‘압록강 행진곡’을 불렀다. 김선우 시인은 2013년 한겨레 창간 25주년을 맞아 쓴 기념시 ‘사람과 가장 가까운 바람에게’와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나의 무한한 혁명, 2011년을 기억함’을 낭독했다. 또 전인권씨는 ‘사노라면’ ‘데스퍼라도’ ‘예스터데이’를 불러 주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안중근 어린이 합창단’ 단원들에게는 정영무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가 ‘한겨레 꿈나무 주주증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주총 인사말을 통해 “어려운 시절 주주로 참여해 한겨레를 만들어주시고 그 뒤에도 격려해주신 데 대해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어 “한겨레를 낳아주시고 존재하게 해주신 주주님들께 어버이를 대하는 심정으로 인사를 올리겠다”며 큰절을 했다. 주주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기사를 통해 한겨레의 영향력을 확대했고, 언론시장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으로 경영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14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제27기 한겨레신문사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e-mail]

주주들은 한겨레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들을 제시했다.

송광섭 주주는 “현재 대한민국에는 서민들의 아픔과 눈물을 닦아 줄 곳이 없다. 한겨레가 서민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서민들과 함께 뚜벅뚜벅 가달라“고 당부했다.

이순애 주주는 “1987년 결혼을 했는데, 당시 서울 화곡동의 집값이 1000만원이었고 전세는 850만원이었다. 그 때 집을 샀다면 큰 이득을 얻었겠지만, 150만원으로 한겨레 주식을 샀다. 어럽게 마련한 돈으로 한겨레 주식을 산 만큼, 한겨레가 앞으로 사회 공헌을 더 해달라”고 말했다.

또 송영근 주주는 “기자들이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한겨레 기자들의 임금을 대형 언론사 수준으로 올려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대표는 “세상을 향해, 인간을 향해 뜨거운 마음을 가진 분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진한 울림과 감동을 느낀다”며 “우리 사회에 빛과 희망을 줄 수 있는 한겨레가 되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최홍욱 <한겨레 : 온> 주주 통신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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