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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VOD값 최대 50% 인상…‘무료 보편’ 무색한 공영방송

등록 2015-05-18 18:51수정 2015-05-18 20:23

지난 11일부터 지상파 일부 프로그램에 대한 인터넷티브이(IPTV)와 케이블티브이의 주문형비디오서비스(VOD) 가격이 최대 50% 올랐다. 이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요구에 의한 것으로 인상대상 프로그램이 대부분 인기가 높은 예능·드라마여서 시청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케이티의 인터넷티브이 서비스 ‘올레티브이’의 가격인상 공지화면.  이정국 기자
지난 11일부터 지상파 일부 프로그램에 대한 인터넷티브이(IPTV)와 케이블티브이의 주문형비디오서비스(VOD) 가격이 최대 50% 올랐다. 이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요구에 의한 것으로 인상대상 프로그램이 대부분 인기가 높은 예능·드라마여서 시청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케이티의 인터넷티브이 서비스 ‘올레티브이’의 가격인상 공지화면. 이정국 기자
모바일 플랫폼도 덩달아 올려
수신료·케이블TV 이용료 더해
이중삼중 시청료 지불하는 셈
“직접 수신율 10%…시청권 침해”
지난 16일 권미경(29)씨는 15일 1회 본방을 못본 <한국방송>(KBS) 드라마 <프로듀사>를 인터넷티브이(IPTV) 주문형비디오서비스(VOD·브이오디) 다시보기를 통해 보려다 깜짝 놀랐다. 1000원이었던 브이오디 가격이 1500원으로 오른 것이다. 권씨는 “인터넷티브이 업체에 전화로 항의했더니 지상파 쪽에서 요구해서 올렸다고 하더라. 드라마 한회에 1500원은 너무 비싼 것 같다 . 인터넷 웹하드 등에서 (불법 무료) 다운로드를 받아 보는 쪽으로 생각을 바꿔야겠다”고 말했다.

최근 지상파 3사가 일부 예능·드라마의 브이오디 가격을 50% 인상했다. 지상파 광고수익이 줄면서 위축된 재정상황을 브이오디 수익으로 메꾸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 케이비에스까지 대폭적인 가격인상에 동참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티브이 수신료, 케이블티브이 이용료를 모두 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회당 1500원의 브이오디 이용료까지 내야 하는 것은 시청권 침해 소지가 있는 이중, 삼중 징수라는 것이다.

 ■지상파 브이오디 대폭 인상 

지난 11일 유료방송업계는 지상파의 일부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의 브이오디 가격을 인상했다고 공지했다. 고화질방송(HD) 기준으로 기존 1000원에서 1500원으로 50%, 일반화질방송(SD)의 경우 700원에서 1000원으로 42.8% 올랐다. 인상된 프로그램들은 각 방송사 간판 예능·드라마들이다. 한국방송은 <후아유-학교 2015>, <착하지 않은 여자들>, <프로듀사>, <파랑새의 집>,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엠비시(MBC)는 <화정>, <맨도롱 또똣>, <여자를 울려>, <무한도전>, <복면가왕>을, <에스비에스>(SBS)는 <풍문으로 들었소>, <냄새를 보는 소녀>, <정글의 법칙>, <아빠를 부탁해>, <런닝맨>의 브이오디 가격을 올렸다. 현재 시청률 상위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포함됐다고 볼 수 있다.

 모바일 티브이서비스인 ‘푹’(pooq), ‘호핀’에서도 일부 지상파 콘텐츠의 가격이 11일 기존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랐다. 여기에 인터넷티브이 가입자들이 모바일을 통해 지상파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부가 서비스에 대해서도, 지상파들이 요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지상파를 볼 수 있는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가격 인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는 매해 유료방송과 지상파간 벌이는 콘텐츠 공급료 협상의 결과다. 케이블티브이 쪽 협상을 대행하는 ‘케이블티브이 브이오디’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지상파 쪽의 요구가 거셌다. 유료방송업계는 시청자들의 가격저항 때문에 이제 성장 초기인 브이오디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판단에 요금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브이오디 매출은 최근 몇 년 새 가파른 성장세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900억원 정도였던 유료방송 브이오디 매출은 2013년 408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상파 프로그램으로 브이오디 매출이 발생하면 65%를 지상파가 떼간다. 유료방송 쪽은 전체 브이오디 매출의 30~40%가 지상파 쪽으로 간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시간 시청률이 감소하는 추세상 브이오디 매출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2013년 지상파 광고 매출 성장률은 -4.2%를 기록했고, 지난해도 -3.5%를 보였다. 지상파에게 브이오디 시장은 줄어드는 광고 매출을 만회하기 위한 활로 구실을 하고 있는 셈이다.

■“공영방송은 무료 보편적 서비스 지향해야”

이번 인상을 두고 특히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케이비에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무료 보편 서비스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재민 카이스트 교수(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는 “브이오디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상업방송이 아닌 공영방송 케이비에스가 브이오디 가격 인상에 동참한 것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케이비에스는 올 1월에도 <한국인의 밥상>, <걸어서 세계속으로> 등 무료였던 교양 프로그램들을 대거 유료로 전환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같은 공영방송인 <교육방송>(EBS)의 브이오디는 퀴즈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대부분 무료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케이비에스가 브이오디 가격을 크게 올리는 것은 대부분의 가구가 수신료와 유료방송 이용료를 내는 상황서 이중, 삼중 징수에 해당한다. 시청권 침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이비에스 쪽은 “현재 고화질 기준 1000원이라는 가격은 시청자 부담을 우려해 2009년부터 유지해온 가격”이라며 “그동안 제작비 상승 등 많은 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해 부득이하게 최소한 수준에서 가격을 인상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얻어진 수익은 직접수신율 제고 등 무료 보편적 서비스와, 콘텐츠의 질 향상 등에 투입된다”고 밝혔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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