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파업 당시 MBC 노동조합은 공정방송 실현과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파업은 여론의 지지를 얻었지만, 파업 지도부는 해고와 손배소를 당해야 했다. 류우종 기자
경력 위주 수시채용 방침 밝혀
노조 “노조 무력화 정책” 반발
노조 “노조 무력화 정책” 반발
<문화방송>(MBC)이 앞으로 신입사원 정기 공채를 하지 않고 경력사원 위주 수시채용만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엠비시 노조 쪽은 “노조를 약화시키기 위한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9일 엠비씨 노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4월 28일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안광한 사장이 “격화된 경영환경에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 대졸 신입 정기공채는 하지 않겠다. 경력 위주 수시채용을 하겠다”고 밝혔다. 엠비씨 노보는 지난 18일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2012년 170일간의 파업 이후 파업에 참여했던 기자들이 현장을 떠나 사실상 좌천성 인사를 당한 상황에서 적정인력이나 중기인력 계획과는 관계없는 땜질실 인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노조는 ‘이러한 회사의 정책이 입맛에 맞는 사원들을 뽑아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경력사원 선발은 공채에 비교할 때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면접 등을 통해 사실상 사상검증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며 “노조를 약화시키고 조직의 활력도 떨어지는 이러한 경력 위주 입사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엠비씨 노조에 따르면 엠비씨는 2012년 1월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벌인 노조의 파업 이후 68명의 경력 기자를 뽑았다. 이는 보도본부 소속 기자 296명의 22.9%에 해당한다. 반면 파업 이후 업무와 무관한 곳으로 발령난 기자는 30여명인 것으로 노조는 파악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파업 참가자 등은 현직에서 배제시키고 그 자리를 경력을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엠비시 회사 쪽은 “현재 개방형 인재채용을 시행 중에 있다. 학력, 나이, 국적에 상관없이 우수한 인재를 발탁하자는 취지다. 이를 두고 누구를 뽑고 누구를 안 뽑겠다고 하는 것은 의도적이고 그릇된 해석이다. 비경력자도 뽑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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