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일베 사고
24일 8시 뉴스 ‘일베 음악’ 사용…벌써 세번째
회사쪽 “책임 통감…조치 취하겠다” 사과문 발표
회사쪽 “책임 통감…조치 취하겠다” 사과문 발표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콘텐츠를 방송에 사용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두 차례 징계를 받았던 <에스비에스>(SBS)가 또다시 일베 콘텐츠를 방송에 내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에스비에스는 지난 24일 메인 뉴스프로그램 <뉴스8>에서 ‘관광버스에서 술 마시고 춤판…처벌은 기사만’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 관광버스 내에서 음주 가무를 벌이는 위험한 실태에도 관련 처벌이 미미하다는 내용이었다. 에스비에스는 관광버스 안에서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의 영상을 내보내면서 배경 음악으로 일베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폄하하기 위해 만든 음악인 ‘엠시(MC) 무현’의 일부분을 사용했다. 해당 음악은 “부끄러운지 알아야지”와 “기분 딱 좋다”라는 노 전 대통령의 육성 가운데 ‘부’와 ‘딱’을 따서 만든 음악이다.
해당 뉴스가 나가고 논란이 커지자, 에스비에스는 같은날 즉각 사과문을 누리집에 올렸다. 에스비에스는 사과문에서 “춤추는 승객들의 모습을 담은 인터넷 영상이 사용됐는데, 이 영상에 담긴 음악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려는 의도로 일베 측이 합성해 만든 음악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해당 영상은 즉시 삭제하고 노무현재단 측에는 즉시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방송되지 말아야 할 영상 효과음이 어떤 이유로든 전파를 타게 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경위를 신속히 파악한 뒤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에스비에스는 25일 저녁 메인뉴스인 <뉴스8>의 클로징 멘트에서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전했다.
에스비에스가 일베 제작 콘텐츠를 방송에서 사용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3년 8월 <뉴스8>은 노 전 대통령 얼굴을 코알라와 합성한 ‘노알라’ 이미지를 사용했고, 2014년 10월 <세상에 이런 일이>는 신윤복의 그림에 노 전 대통령 얼굴이 합성된 이미지를 사용했다. 두번 모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처를 받았다.
지난 4월 엠비시(MBC)에서 일베 이미지를 사용해 ‘일베 방송사고’가 다시 한번 사회적 논란이 되고, 방송국 안에 일베 직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자, 자사가 운영 중인 인터넷뉴스 서비스 <스브스뉴스>를 통해서 일베 방송사고 전반을 다루며 “인터넷에서 고화질 이미지를 찾다가 발생한 실수다. 방송국 안에 일베는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SBS 일베 사고 사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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