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현덕수·조승호·노종면 기자. 와이티엔 노조 제공
보도전문채널 <와이티엔>(YTN)에서 해직됐던 조승호·노종면·현덕수 기자가 만드는 뉴스가 9년 만에 다시 시청자를 만난다. 전국언론노조 와이티엔지부(노조)와 회사는 공정방송 투쟁 과정에서 해고된 세 기자가 보도국으로 복직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회사 쪽은 구성원 대량해직·징계 사태가 일어난 데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8일 와이티엔 노사는 조승호·노종면·현덕수 기자 복직에 관한 최종 합의안을 발표했다. 노사가 6월부터 7차례 공식협상을 벌여 결정한 이 합의안에는 세 기자가 이달 28일부터 해직 당시 부서로 복귀하고, 2년내 당사자 동의 없이 인사이동하지 않는 방안이 담겼다. 이에 따라 세 기자는 모두 보도국으로 복직한다. 조승호 기자는 정치부, 노종면 기자는 앵커실, 현덕수 기자는 경제부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세 기자가 와이티엔 보도국으로 돌아온 것은 9년 만이다. 이들은 2008년 10월 ‘낙하산’ 논란을 빚은 구본홍 와이티엔 당시 사장에 반대하며 공정방송 투쟁을 하다 해고됐다. 길었던 이들의 해직기간은 근속연수로 인정돼 직급·호봉 산정에 반영된다. 이뿐만 아니라 와이티엔 노사는 2008년 이후 공정방송 투쟁과정에서 발생했던 구성원 징계처분의 대상과 범위를 확정한 뒤, 이 징계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을 주지 않는 데 합의했다. 또 공정방송 투쟁 중 이미 현저한 불이익을 받은 경우 이를 승진 등 인사에 반영하기로 했다.
회사 쪽은 또 공정방송 투쟁 당시 대량 징계·해직의한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회사 쪽은 이날 “2008년 와이티엔 사장 선임과 이후 과정에서 공정방송의 가치를 지켜내지 못하고 대량해직과 징계, 내부 분열에 이르게 된 데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공정방송 투쟁 과정에서 빚어진 분열과 갈등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일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고 화답했다. 노사는 또 해직자 복직을 계기로 구성원의 상처를 치유하고 재통합하는 데 힘쓰기로 했다.
합의 내용은 이날 노조 대의원 회의·회사 간부회의에서 확정된다. 와이티엔 노사는 다음주 초 이 합의서에 공식 서명할 계획이다. 회사 이사회는 합의안을 추인할 예정이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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