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전문가 100여명이 참여해 책 10권을 동시에 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집단 지성의 힘으로 가능했죠.”
최근 광고학회 30주년을 맞아 나온 <광고지성총서> 기획을 주도한 김병희 한국광고학회 회장(서원대 광고홍보학 교수)은 19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10권 총서 출간의 의미를 이렇게 부여했다.
<한국광고학연구 30년과 전망><디지털 시대의 광고 크리에이티브><빅데이터의 분석방법과 활용><광고 지성과 철학의 지평선> 등 총서 10권은 단순히 30년 기록만이 아닌 최근 우리 사회의 광고 트렌드와 광고 철학 등 여러 주제를 두루 짚었다.
그는 지난 4월 회장 취임 뒤 바로 원고 공모에 들어갔다. “학계와 업계 105명의 필자가 모두 공모로 참여했죠. 그간 언론학에서도 광고는 비주류로 대접을 받지 못했는데 이번 성과에 주변 반응이 좋아 다행입니다.”
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광고시장 규모가 1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온라인·모바일 등 디지털로 흘러간 광고 비중이 40%에 달한다.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 확장에 따라 요즘은 광고와 콘텐츠의 경계도 모호하다. 그는 이에 대해 “콘텐츠 산업이 다양하게 육성되며 색다른 아이디어가 광고에 접목되고 있다. 광고의 정의와 범위를 새롭게 정리해야 할 때”라고 짚었다.
이어 “매체사엔 광고가 물적 토대이지만 기업은 콘텐츠를 잘 활용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으로 큰 효과를 얻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미국의 ‘브랜드 저널리즘’이라는 개념에서 나온 것으로, ‘모든 기업은 미디어 기업’이라는 모토로 사내에 뉴스룸을 두고 문화, 패션, 트렌드 등 스토리를 입혀 언론에 브랜드를 소개하며 메시지를 전하는 기업의 또 다른 홍보방식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업이 스스로 저널리스트가 되어 언론에 쉽게 접근하는 방식을 택한다”고 설명했다. 광고 전문가이지만 언론학자로서의 주문도 잊지 않았다. “기업의 요구를 다 수용하면 저널리즘은 파탄으로 귀결합니다. 광고와 콘텐츠의 경계가 모호해진 만큼 언론의 저널리즘을 지키는 노력은 그만큼 더 중요해졌죠.”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