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림 시인
7권의 시집 내고 서울예대서 시 가르쳐
간암 투병 중이던 최하림(사진) 시인이 22일 오전 11시20분 서울 성모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1. 고인은 1939년 전남 신안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성장했다. 독학으로 문학을 공부한 그는 6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입선한 뒤, 동향 출신 평론가 김현과 그의 서울대 불문과 동기들인 김승옥·김치수 등과 함께 ‘산문시대’ 동인으로 활동했다. 64년에는 다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빈약한 올페의 회상>이 당선돼 정식 등단했다. 1960~80년대 그의 시는 군부독재 치하의 현실에 대한 비판과 저항 의지를 음울하고도 비장한 어조에 담았다. 76년 첫 시집 <우리들을 위하여> 이후 두번째 시집 <작은 마을에서>(1982)부터는 대부분의 시집을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냈다. 이처럼 우리 문단의 양대 유파인 ‘창비’와 ‘문지’를 아우르면서 동시에 넘어서려 애썼다. 뇌졸중을 앓은 직후에 낸 시집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1991)에서부터 그는 현실에 대한 적극적 발언보다는 자연과 풍경을 고요히 관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밖에도 그는 <김수영 평전>, 그리고 미술 비평집 및 산문집 등을 여럿 냈다. 지난 2월에는 문학과지성사에서 그의 시 363편을 총망라한 <최하림 시전집>이 나왔다. 84년부터 서울예전(지금의 서울예대)에서 시를 가르쳤고, 88년부터는 <전남일보>에서 논설위원으로 근무하다 정년퇴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장숙희씨와 아들 승집·딸 유정·승린씨, 사위 이진원·이근씨, 며느리 이준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24일 오전 5시. (02)2258-5957.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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