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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궂긴소식

남다른 교육열…전쟁때도 피아노 싣고 피난

등록 2011-05-16 22:58

이원숙씨
이원숙씨
‘정 트리오’ 어머니 이원숙씨 별세
세계적인 음악가 ‘정 트리오’로 이름난 정명화·정경화·정명훈씨의 모친인 이원숙(사진)씨가 15일 밤 11시47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

고인은 1918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원산 루시여고를 거쳐 배화여고와 이화여전 가사과를 졸업한 뒤 일본에서 유학하다 귀국해 정준채(80년 작고)씨와 결혼했다. 그가 7남매 교육에 쏟은 정성은 남달랐다. 광복 후 어려운 시절 시장에서 국밥 장사를 하면서도 아이들에게는 음악을 가르쳤다. 한국전쟁 때도 피난길에 트럭을 구해 피아노를 함께 싣고 갈 정도였다.

그후 62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워싱턴과 시애틀에서 한식당 ‘코리아 하우스’를 운영하며 7년동안 7남매 모두에게 악기 연주를 가르쳤다. 그 덕분에 서울시향 예술감독이자 지휘자인 명훈은 피아노, 명화(대관령국제음악제 예술감독)는 첼로, 경화(미국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는 바이올린으로 일가를 이뤘다. 훗날 목사가 된 장녀 고 명소씨는 플루트를, 공연기획사 시엠아이(CMI) 대표인 명근씨는 바이올린과 비올라, 미국에서 대학교수가 됐던 넷째 고 명철씨는 클라리넷, 의사가 된 일곱째 명규씨는 트럼펫을 연주했다.

고인은 결코 자신의 생각을 자식들에게 강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식들이 스스로 선택하기까지 기다려주었고 그 선택을 믿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왔다. 특히 항상 칭찬을 아끼지 않아 어려서부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믿음과 칭찬에 바탕을 둔 고인의 독특한 교육방법은 마침내 한국을 대표하는 ‘정 트리오’를 길러냈다. 명훈씨가 피아노와 지휘를 놓고 진로를 고민할 때에도 다들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고인은 아들의 마음을 존중해주었다. 90년에는 세화음악장학재단을 설립해 음악계 후진 양성을 위해 노력했다. 유족으로는 5남매와 사위 구삼열(서울관광마케팅 대표)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성모병원, 발인은 18일 오전 11시다. (02)2258-5951. 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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