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기(54·이웃사랑교회) 목사
박덕기씨, 부천뉴타운 반대농성하다 징역 1년형 받아
“나라가 힘들고 서민이 힘들고 그래서 나섰는데 전과자가 됐어요”
뉴타운에 반대하다 지난 13일 부천지원에서 공동퇴거불응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박덕기(54·사진·이웃사랑교회) 목사는 재판 직후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진수(59·소사제일교회)·민경택(54·신흥교회) 목사도 같은 혐의로 징역 6∼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2월16일부터 3월2일까지 주민들과 함께 부천시장실로 몰려가 뉴타운지구 해제를 요구하며 점거 농성을 벌인 데 따른 것이다.
경기 부천 ‘토박이’인 박 목사는 지역에서 ‘밥퍼 목사’로 불리운다. 1998년 소사구 소사본3동에서 교회를 시작하면서 ‘365일 무료급식소’와 ‘지역아동센터’를 열었다. 구제금융사태 직후 “기도 끝에 결정”한 “당시 제일 필요한 일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13년째, 교인을 모으고 번듯한 교회 건물을 마련하기보다는 ‘구제와 봉사 사역’에 힘쓰면서 빠듯하지만 매일 급식소를 찾는 50∼70여명의 어려운 이웃과 아동센터에서 공부하는 50여명의 결손가정 아이들과 함께 해왔다.
그런 박 목사에게도 `뉴타운 바람’은 넘기 힘든 시련이었다. “3∼4년 전부터 뉴타운 개발 열풍이 불면서 5천만원 전세이던 아동센터 건물주가 월세를 올려달라고 하는 거예요. 동네 월세 세입자들은 갈 곳이 없다고 울고, 집 소유자는 분담금을 낼 능력이 없다며 울고….”
그 자신도 ‘뉴타운 난민’이 될 처지다. 지난 2003년께 소사구 심곡본동 산동네에 그래도 자신 소유의 집을 가졌던 박 목사는 주거환경개선지구 개발로 전세자가 됐고 이젠 월세입자로 쫓겨날 처지다.
박 목사는 다시 “기도 끝에 결정한 게 뉴타운 반대”였다고 한다. 더는 나락으로 밀려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무료급식소를 정부가 지원하는 데, 노무현정부 때는 1인당 한 끼니에 45그램씩 잡아서 한 달에 1포(20㎏)당 6500원씩 싼값으로 13포의 정부미를 사게 해주었어요. 그런데 이명박정부 들어서는 신원이 불분명한 사람이나 생활보호 대상자는 빼라고 해서 한 달에 1포당 8000원씩 정부미 3포만 사줘요. 부족한 쌀은 교회에서 구해서 급식을 제공합니다.”
박 목사는 “겨우 밥 한 끼 얻어먹으러 오는 사람이 누가 자기 이름을 밝히겠냐, 없는 사람들의 사회복지비를 줄이더니 이젠 뉴타운사업으로 밥그릇까지 뺏으려 한다”며 “모쪼록 가난한 이들을 지켜달라고 매일 하나님께 기도한다”고 말했다.
부천/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부천/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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