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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교황 명동성당 미사 생중계 KBS로 바뀐 까닭은…

등록 2014-09-07 10:40

명동서당 미사는 평화방송이 중계 하기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전국에 생중계됐다. 서울 광화문 시복식 등 대형 행사를 생중계한 방송사는 <한국방송(KBS)>이었다. 다른 방송사들은 KBS가 중계한 화면을 받아서 재송출했을 뿐이다. KBS가 교황 방한 주관방송사였기 때문에 이를 문제 삼는 방송사는 없었다.

하지만, 교황의 마지막 일정이었던 서울 명동성당 미사 집전 생중계는 얘기가 달랐다. <평화방송(PBC)>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어떻게 된 영문일까.

PBC와 KBS, 그리고 교황방한준비위원회(방준위)의 설명을 종합하면, 처음부터 교황이 주관하는 모든 행사의 중계는 KBS가 하도록 양해각서(MOU)가 체결돼 있었다. 공영방송이기도 하고, 각종 대형 행사의 중계 경험이 있기 때문에 KBS가 중계권을 갖는 것은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8월18일 교황의 명동성당 미사 중계만큼은 PBC가 하도록 돼있었다. 교황 방한 전 PBC가 “명동성당 미사는 우리가 중계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동안 명동성당 미사를 계속해 생중계 해왔기 때문에 노하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천주교의 성지인 만큼 천주교가 세운 방송사가 중계를 해야 한다는 명분도 뚜렸했다. 당시 KBS 쪽도 이를 흔쾌히 허락했다. 이에 맞춰 PBC는 고화질(HD) 텔레비전 중계 시설을 임대해 명동성당에 설치하는 등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런데, 교황의 명동성당 미사를 앞두고 상황이 갑자기 달라졌다. 방준위는 KBS에 “평화방송과 협력해 중계를 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게 된다. 왜 방준위가 애초 애정돼 있던 PBC가 아닌 KBS에 중계 협조를 요청했는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PBC나 방준위 관계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결정됐기 때문이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실제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의 생중계는 공영방송이 하는 것이 보안이나 경호상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상황은 더 나갔다. 방준위는 미사를 앞두고 ‘KBS-PBC 협력 중계’(1안)과 함께 ‘KBS 단독 중계-PBC 철수’(2안)도 함께 제안했는데, 결국은 2안으로 최종 결정이 난 것이다. 이에 PBC는 기껏 설치한 중계시설들을 미사 하루 전에 다 해체했고, 이 자리에 KBS의 중계시설이 대신 들어왔다.

교황의 명동성당 미사 집전을 생중계하기로 했다가 갑자기 못하게 된 PBC는 ‘벙어리 냉가슴’이다. PBC의 한 간부는 “방준위 쪽에서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 있는 입장이 안 된다”면서도 “준비를 많이 했는데 섭섭한 건 사실”이라는 말을 되풀이 했다.

PBC의 한 기자는 “갑자기 중계에서 빠지게 된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사내에 많다. 명확하게 드러난 사실이 없어서 여러 소문들이 생겨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준위 관계자는 “이런 저런 소문이 나오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할 순 없다. KBS는 교황 방한 주관방송사였기 때문에 중계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다. PBC 대신 들어올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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