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10일 ‘세계사형폐지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은 완전한 사형폐지국이 돼야 한다”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주교회의 정평위는 “한국에서 17년 넘게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어도 사회가 심하게 흔들리지도, 무너지지도 않았다”며 “사형제도가 범죄 억지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로 검증됐다”고 밝혔다.
정평위는 “사형제도 폐지는 단순히 없어져야 할 제도 하나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사람에 대한 존중과 치유를 이야기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며 “세계 사형폐지 흐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제 앰네스티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국가를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한국 또한 사실상 사형폐지국이다.
2013년 말 기준으로 전세계 98개국이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을 법적으로 폐지하였으며, 현재 140개국이 법적으로 혹은 사실상 사형폐지국에 해당한다.
최근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도 2013년 마드리드에서 열린 5회 세계 사형제도폐지 총회 폐막식에 공식 서한을 전달해 “교황청은 양도할 수 없는 인간의 존엄이라는 보편적인 인식과 가톨릭 교회의 근본적인 가르침에 따라 사형 폐지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다시 한 번 사형제도 폐지를 강조한 바 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