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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교

복에 대한 명상

등록 2015-03-03 19:52

빛깔 있는 이야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만나는 사람들과 서로 나누는 인사이다.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스엔에스)에 별의별 문자와 동영상으로 새해 인사 메시지로 “복 받으라”는 내용이 넘친다.

신라시대 의상대사의 법성게 말미에 이런 말씀이 나온다. ‘우보익생 만허공(雨寶益生 滿虛空), 중생수기 득이익(衆生隨器 得利益)’ 우리의 삶을 이롭게 하는 보배 비가 허공 가득 내리는데, 중생들은 자기가 가져온 그릇만큼만 그 보배를 가져간다는 뜻이다. 세상에 이보다 멋진 법문이 또 있겠는가? 복은 멀리서 오는 게 아니다.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축복이다. 오늘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깨어 있으면 복의 그릇을 키우는지 복의 그릇을 작게 만드는지 알 수 있다.

옛날에 한 미련한 부자가 있었다. 돈은 많았지만 고집이 세고 융통성도 없고 자기만 최고라고 생각하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부자였다. 어느 날 이웃 마을 부잣집의 초대를 받아 갔었다. 그 부잣집은 3층 누각이었다. 누각 전체가 웅장하고 화려했다. 더욱이 3층은 높고 넓고 밝고 시원했다. 미련한 부자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내 재산은 이 사람보다 더 많다. 그런데 나는 지금까지 이런 누각을 지을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 하고 후회했다. 집으로 돌아온 부자는 궁리 끝에 이웃 마을 목수를 불렀다. 그 목수에게 “마을에 있는 웅장하고 화려한 3층 누각을 보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목수는 자신이 지은 것이라고 답했다. 부자는 그 목수에게 웅장하고 화려한 3층 누각을 지어달라고 했다. 며칠이 지난 뒤 목수가 땅을 고르고 벽돌을 쌓으며 누각을 짓기 시작했다. 목수가 벽돌을 쌓아 집을 짓는 것을 보고 있던 부자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목수에게 “지금 자네는 무슨 집을 짓고 있는가” 하고 물었다. “3층 누각을 짓고 있습니다.” 목수가 대답했다. 그러자 어리석은 부자가 말한다. “3층 누각을 짓는다면서 왜 아래층을 짓고 있나. 3층을 지어주게.” 목수가 자세하게 설명을 했다. “아래층을 짓지 않고는 2층을 지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2층을 짓지 않고는 3층을 지을 수 없습니다. 지금 3층 누각을 짓기 위해 아래층을 짓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시면 3층이 지어질 것입니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부자는 고집스럽게 말한다. “나는 아래층이나 2층은 필요가 없네. 3층을 지어주게.”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가 “아래층을 짓지 않고 어떻게 3층을 지을 수 있겠느냐”며 부자를 비웃었다. 이 이야기는 불교경전 백유경(百喩經: 백가지 비유)에 나오는 3층 누각 이야기다. 적은 노력으로 큰 성과를 내려 하고, 공부는 조금 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를 원하고, 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승진은 남보다 빨리하려 하고, 남을 대접하지 않고 남에게서 대접받으려 하는 우리는 어리석은 부자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받고자 하는 복은 만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한 요행이 아니고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이다. 우리는 심지 않고 거두려는 욕심 때문에 항상 괴로움 속에 살고 있다.

마가스님(자비명상 대표)
마가스님(자비명상 대표)
“복을 받기 위해서 나는 지금 이 순간 무슨 복의 씨앗을 심고 있는가?”

마가스님(자비명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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