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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어린이집 ‘대체교사’ 못 구해 예산 남아…직고용 선임교사 도입

등록 2022-08-29 12:24수정 2022-08-30 02:45

복지부 연말까지 선임교사 시범사업
5~10일간 단기계약 파견교사 대신
어린이집에서 선임교사 직고용 실험
평소엔 원감으로 행정업무 담당하다
필요시엔 대체·보조 교사로 투입
어린이집 운영 안정성·탄력성 기대
채용비리 등 부작용 크다는 지적도
2020년 11월30일 낮 12시께 서울 강동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유아반 어린이들이 점심 급식을 시작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2020년 11월30일 낮 12시께 서울 강동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유아반 어린이들이 점심 급식을 시작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김지선(가명·46)씨는 4년째 충청북도 육아종합지원센터에 소속된 ‘어린이집 대체교사’로 일하고 있다. 보육교사가 연차나 병가 등을 마음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5~10일간 빈자리를 대신해주는 교사다. 김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8시간 보육교사와 똑같은 일을 한다. 다만 특정 어린이집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돼 여러 어린이집을 돌며 ‘대체’가 필요한 보육교사 자리를 메꾸다 보니 교사들끼리 협력도, 아이들과 유대감도, 교사로서 책임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씨가 최근 1년간 방문한 충북 어린이집만 해도 30곳이 넘는다. 김씨는 “월, 화는 어색하다가, 수, 목쯤 좀 어색함이 풀어지고 이제 적응 좀 하나 싶으면 한주가 끝나 다른 어린이집 대체교사로 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처음 이틀은 파견 간 어린이집 원장이 폐회로텔레비전(CCTV)으로 잘하는지 감시하는 탓에 긴장을 놓기가 어렵고, 어차피 일주일 뒤 떠날 사람이란 이유로 아이들에 대한 인수인계도 잘되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대체교사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어린이집 선임교사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선임교사는 보육교사 1급 자격을 취득한 후 7년 이상 보육교사 경력이 있는 교사로, 평소 인사나 복무관리 등 행정사무를 담당하는 원감 역할을 하다가 필요할 경우 대체·보조교사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선임교사와 대체교사의 가장 큰 차이는 고용형태다. 대체교사는 지자체 육아종합지원센터에 소속돼 대체교사가 필요한 어린이집에 파견을 나가는 단기계약직이지만, 선임교사는 ‘선임교사 시범사업’에 선정된 어린이집에 직접 채용된 정규직이다. 단발적인 수요에 따라 배치돼 고용이 불안한 대체교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채용방식을 직접 고용으로 정했다.

대체교사 제도는 2009년부터 시행돼 10년이 넘었지만, 고용 불안정 등으로 실제 현장에 배치되는 대체교사는 감소 추세다. 2009년 385명이었던 대체교사는 2019년 2299명까지 증가한 뒤 2020년 2260명, 2021년 2504명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체교사에게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아이들을 대신 맡아줄 다른 대체교사는 구하기 어렵다. 김씨는 “충북 지역의 대체교사가 없다 보니 집에서 차로 왕복 3시간 거리의 어린이집까지 출퇴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른 교사의 휴가를 대신하지만, 정작 1년에 5일 이상 쉬지 못하고 어머니가 쓰러지셔도 갑자기 자리를 비울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대체교사 지원 사업비 679억원 가운데 사용하지 않고 남은 불용 예상액은 114억원이 넘는다. 복지부는 해당 불용액을 선임교사 1500명을 채용하는 데 활용할 예정인데, 어린이집 규모가 크고 운영 여력이 이미 충분한 곳에 선임교사가 몰리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영아반과 유아반 구분 없이 어린이집 전체 현원을 기준으로 △20명 이하 △21∼60명 △61∼100명 △101명 이상으로 구분하고, 어린이집의 인건비 부담 비율을 20명 이하 20%에서 101명 이상 80%까지 차등 적용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선임교사는 평상시 행정업무를 하다가 담임교사 공백기에 대체교사 역할을 하거나, 하루 4시간만 근무하는 보조교사 역할도 대체할 수 있다”며 “선임교사를 상시 배치함으로써, 어린이집 운영의 안정성과 탄력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채용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하는 등 제도의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우려한다. 최동식 공공연대노동조합 조직국장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육아종합지원센터와 달리 어린이집 원장에게 선임교사 채용권을 주면 친인척을 채용해 지원금을 빼돌리거나 선임교사 인건비의 일부를 가로채는 페이백 등으로 채용 과정의 투명성이 담보되기 어렵다”며 “선임교사라는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대신 기존 교사를 선임교사로 전환하고, 빈자리엔 기간제 교사를 모집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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