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복지재단 정덕환 이사장 중증장애인 86% 채용
쓰레기종량제봉투 생산으로 연 매출액 54억원을 올리는 에덴하우스. 이곳 직원 86%는 중증장애인이다. 에덴하우스를 운영하는 에덴복지재단 정덕환(60) 이사장은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1983년 전자제품 가공 공장을 열었다. 자신도 전신마비1급 장애인인 그가 장애인 5명과 처음으로 손을 맞잡은 것이다.
“한때는 잘나가는 유도선수였습니다. 남부러울 것 없었지만, 부상 뒤 장애인의 아픔을 알게 됐습니다.”
정 이사장은 연세대 유도선수로 활약하던 72년 여름, 연습 도중 목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경추 4·5번 골절로 전신이 마비됐다. 유도를 계속 하고픈 마음에 코치라도 하고싶었지만 ‘장애인이 뭘 하겠냐’는 인식 탓에 아무데서도 받아주지 않았다.
그때부터 정 이사장은 ‘장애인도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힘쓰겠다’고 결심했다. 우선 씨앗돈을 마련하려 서울 구로동에 구멍가게를 냈다. 83년 소규모 전자제품 가공공장을 세웠지만 운영난에 시달리다 비닐봉투 생산으로 업종을 바꿨다. 어려운 때가 더 많았지만 열심히 한 덕분인지 사업운이 따라줬다. 90년대 중반 쓰레기종량제가 실시되면서 종량제 비닐봉투를 서울시 22개 구청에 납품하게 됐다. 이에 힘입어 98년엔 경기 파주로 공장을 확대 이전하고 물리치료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환갑을 맞은 정 이사장의 마지막 바람은 수십년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장애인 일자리 마련 노하우를 사람들에게 널리 소개하는 것이다. 그는 19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중증장애인의 생산적 복지’를 주제로 포럼을 연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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