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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대만 ‘후앙마마’ 내달 방한

등록 2007-06-17 10:53

아들 軍의문사 후 인권운동가 변신
`의문사'로 아들을 군에서 잃고 군 인권운동가로 변신한 대만 `군인의 어머니' 천비어(陳碧娥)씨가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군의문사위)의 초청으로 다음달 11∼13일 한국을 방문한다.

17일 군의문사위에 따르면 천씨는 1995년 대만 군당국으로부터 해군 함정에서 복무중이던 아들 후앙궈장(黃國章)이 자살로 사망했다는 전보를 받는다. 아들이 함상 근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바다에 뛰어들어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었다.

후앙군의 시신은 몇 달 뒤 중국 본토 푸젠성(福建省) 근해에서 조업중이던 어부에 의해 발견됐다.

천씨는 아들이 절대 자살을 했을 리 없다며 부검을 요구했고 부검결과 아들의 두개골에 긴 못이 박혀 있는 것이 발견됐다.

이 때부터 천씨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고 군 인권 개선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군내 의문사 등 인권침해 피해자들의 힘을 모으기 위해 `군중인권촉진회'(軍中人權促進會)를 만들었다. 비록 돈도, 별도의 사무실도 없었지만 발로 뛰어다니며 군내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천씨는 대만 국방부를 찾아가 항의하다 수차례 수갑이 채워진 채 끌려나오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대만 군 당국도 군내 인권개선이 시대의 흐름임을 인정하고 천씨에 대한 태도를 누그러뜨리기 시작해 1999년 천씨를 국방정책 입안.집행 감독기구인 `관병권익보장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기에 이르렀다.


천씨가 설립한 `군중인권촉진회'는 입대 장병들에게 선임병이나 상관의 구타 또는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 신고를 독려하기 위해 `군중인권촉진카드'를 나눠주고 있다.

각 군부대에도 군 헌병대 전화번호와 함께 `군중인권촉진회'의 전화번호가 나란히 붙어 있고 `군중인권촉진회'에 인권침해 제보를 위한 전용전화까지 설치됐다.

천씨는 대만에서 `군인의 어머니'로 칭송받고 있으며 사망한 아들의 성(후앙)과 `어머니'라는 뜻의 이름을 합친 `후망마마'로 통하고 있다.

천씨의 아들 후앙군의 사인에 대한 진실이 정확히 규명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군 의문사위는 "대만에는 현재 군 복무중 구타, 가혹행위 등으로 식물인간이 된 피해자가 100여 명에 달한다"며 "천씨를 포함한 `군중인권촉진회'의 노력에 힘입어 식물인간이 된 피해자들을 위한 요양센터가 설립돼 운영중"이라고 설명했다.

천씨는 방한 기간 우리 군의 의문사를 조사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군의문사위를 방문하는 한편, 의문사 유가족들과 면담하고 별도의 강연회도 열 예정이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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