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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대만이나 한국이나 자식 잃은 슬픔은 같다

등록 2007-07-12 17:58

천비어(서 있는 이) 대만 군중인권촉진회 대표와 군·경 의문사 진상규명과 폭력근절을 위한 가족협의회의 박순희 총무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만나 국경을 넘어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함께 느끼며 울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천비어(서 있는 이) 대만 군중인권촉진회 대표와 군·경 의문사 진상규명과 폭력근절을 위한 가족협의회의 박순희 총무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만나 국경을 넘어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함께 느끼며 울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군에서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은 똑같았다.

대만에서 ‘황마마’(황씨 성을 가진 아이의 엄마)로 통하는 천비어(52)씨는 지난 1995년 아들을 군에서 잃었다. 의문스런 죽음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천씨는 ‘군중인권촉진회’(軍中人權促進會)’라는 인권단체까지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수많은 군대 의문사 조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군·경 의문사로 자식을 잃은 한국의 아버지·어머니들과 대면한 천씨는 한동안 입을 떼지 못했다. 아들을 잃은 슬픈 기억이 떠오르는 듯 한동안 흐느끼기만 했다. 그 울음은 한국 쪽 유가족들에게도 번져갔다.

천씨는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군내 사망사고의 진실을 규명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았고, 군내 인권 개선을 위해 싸움을 시작하게 됐다”며 “아직도 군인들이 사망사고를 은폐하려는 경향이 남아 있어 적극적으로 자료 공개 등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을 군에서 잃었지만 다시 군대에서 수많은 아들들이 생겨 ‘즐거운 엄마’가 됐다”며 “자신의 문제가 해결됐다고 떠나지 말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을 위해 유가족끼리 계속 협력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이날 만남은 군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가 두 나라의 군대 인권 개선 경험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한국 쪽에선 ‘군·경 의문사 진상규명과 폭력근절을 위한 가족협의회’ 등 4개 단체 대표 16명이 나왔다.

간담회가 끝난 뒤 두나라 어머니들의 포옹에는 다시 눈물이 번졌고, 점심식사 시간이 됐지만 한참 동안 음식을 드는 이는 없었다.

글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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