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연애ㆍ폭력ㆍ성정체성 상담 많아…30대 이상 20% 차지
동성애와 관련한 상담을 하는 사람의 10명 가운데 1명은 기혼자이며 2명 가량은 30대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9일 동성애 상담 단체인 레즈비언상담소가 공개한 동성애 상담 통계자료에 따르면 피상담자 691명 중 혼인 여부를 알 수 있는 427명의 약 10%인 43명은 기혼자 또는 이혼자로 집계됐다.
연령대는 407명 가운데 20대와 10대가 164명(40.3%)과 164명(40%)으로 동성애 피상담자의 대부분이 10∼20대였지만 30대도 50명(12.3%)이고 40∼50대도 30명(7.4%)을 차지했다.
상담 내용은 동성간의 연애 문제, 폭력, 성 정체성 등이 주를 이뤘다.
복수 표기된 1천113건 가운데 짝사랑, 고백, 교제, 이별 등 동성애 연애와 관련된 내용이 355건(31.9%)으로 가장 많았으며 성 정체성 관련 상담이 205건(18.4%), 성폭력ㆍ가정폭력ㆍ스토킹ㆍ협박 등 동성애 관련 폭력도 110건(9.9%)이다.
피상담자들은 자신의 동성애적 성향과 이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적ㆍ정서적 갈등으로 인한 우울증, 자기혐오, 섭식장애 등 정신질환을 호소하기도 했다.
피상담자 A(여)씨는 "어렸을 때 성폭행을 당해 남성을 혐오하게 된 나머지 레즈비언이 된 것 같다"고 말했고 피상담자 B(여)씨는 "성폭행 피해가 떠올라 괴로우면서도 성욕을 느끼는 스스로가 견딜 수 없다"고 털어놨다.
성 정체성 노출을 꺼리는 심리를 이용해 "나와 헤어지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아우팅'(타인에 의해 성 정체성이 공개되는 것)을 매개로 한 협박과 폭력 사례도 있었다.
이를 신고받은 경찰 등 수사기관이 조사 과정에서 수치심을 유발하는 폭언을 하거나 동성애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게 하는 등 2ㆍ3차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있었다고 상담소는 전했다.
나해경 상담소 사무국장은 "기혼ㆍ이혼자 중에도 동성애 피상담자가 있고 연령대도 다양할 만큼 동성애자는 더이상 `비정상적' 집단이 아니다"라며 "동성애자 사회의 폐쇄성에서 비롯되는 각종 범죄를 방지하고 연애ㆍ가족 구성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인식 전환과 제도적 장치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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