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민주화’ 지지 운동하는 이우고교 학생들
‘버마 민주화’ 지지 운동하는 이우고교 학생들
올 1월 타이 메솟 난민캠프 기행 ‘특별한 인연’
중간고사 불구 미얀마대사관 앞 촛불집회 참석 신한슬(경기 분당 이우고 2)양은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대한 외신보도가 나온 지 며칠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맛맛(여)씨와 만날 수 있었다. 미얀마 난민으로 타이 메솟에서 비정부기구 활동을 하고 있는 맛맛씨는 “버마 소식을 들었다”는 신양의 말에 “아…”라는 감탄사만 연발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신양은 “우리도 함께 한다”는 말과 함께 지난달 28일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자신의 사진을 보내줬다. “고맙다”고 대답한 맛맛씨는 “버마에 있을 난민들의 가족들이 무사했으면 좋겠다”는 신양의 말에 다시 안타까운 감탄사만 흘렸다. 지난 2일 서울 한남동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열린 미얀마 군사정부 규탄 집회에는 신양을 비롯해 이우고 학생 12명이 참여했다. 중간고사가 시작한 날이었지만, 오전에 시험을 끝낸 학생들은 전부터 학교 화장실과 복도에 붙여 놓았던 펼침막을 그대로 떼어들고 집회에 나왔다. ‘버마의 소년병’, ‘버마의 강제노동’ 등 미얀마의 실상을 알리는 펼침막들이었다. 이들은 미얀마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학생들이다. 이 학교 학생 17명은 교사 2명과 함께 지난 1월4일부터 열흘 동안 학교에서 마련한 ‘해외통합기행’으로 타이 메솟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미얀마 난민들을 만났다. 이우고가 2004년부터 운영해 온 ‘해외통합기행’은 1학년 학생들이 타이, 필리핀, 베트남 등을 방문해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아시아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메솟을 목적지로 택한 학생들은 그곳에 있는 미얀마 관련 비정부기구들과 난민 캠프인 ‘멜라우 캠프’ 등을 방문했다. 이경양은 “군사정권에 의해 가스관 건설에 강제 동원됐다가 폭발 사고로 가족을 잃은 난민을 만났다”며 “우리나라 기업도 가스관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그분께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차명식군은 “헤어질 때 난민들이 인사말로 ‘우릴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며 “버마가 민주화되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난민들의 유일한 꿈”이라고 전했다. 메솟 방문팀을 이끌었던 신나라양은 “전쟁과 민주화 운동의 처참했던 상황을 듣고 난민의 삶을 직접 접한 뒤, 우리가 버마의 민주화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종은양은 “내가 만났던 사람들의 가족이 거리에서 총을 맞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밝혔다. 민주화된 미얀마에 도서관을 짓고 싶다는 신한슬양은 “내 시험공부가 바쁘다고 그냥 넘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모금 운동이나 집회 참여 등을 통해 꾸준히 미얀마 민주화 운동과 연대할 생각이다.
글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중간고사 불구 미얀마대사관 앞 촛불집회 참석 신한슬(경기 분당 이우고 2)양은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대한 외신보도가 나온 지 며칠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맛맛(여)씨와 만날 수 있었다. 미얀마 난민으로 타이 메솟에서 비정부기구 활동을 하고 있는 맛맛씨는 “버마 소식을 들었다”는 신양의 말에 “아…”라는 감탄사만 연발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신양은 “우리도 함께 한다”는 말과 함께 지난달 28일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자신의 사진을 보내줬다. “고맙다”고 대답한 맛맛씨는 “버마에 있을 난민들의 가족들이 무사했으면 좋겠다”는 신양의 말에 다시 안타까운 감탄사만 흘렸다. 지난 2일 서울 한남동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열린 미얀마 군사정부 규탄 집회에는 신양을 비롯해 이우고 학생 12명이 참여했다. 중간고사가 시작한 날이었지만, 오전에 시험을 끝낸 학생들은 전부터 학교 화장실과 복도에 붙여 놓았던 펼침막을 그대로 떼어들고 집회에 나왔다. ‘버마의 소년병’, ‘버마의 강제노동’ 등 미얀마의 실상을 알리는 펼침막들이었다. 이들은 미얀마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학생들이다. 이 학교 학생 17명은 교사 2명과 함께 지난 1월4일부터 열흘 동안 학교에서 마련한 ‘해외통합기행’으로 타이 메솟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미얀마 난민들을 만났다. 이우고가 2004년부터 운영해 온 ‘해외통합기행’은 1학년 학생들이 타이, 필리핀, 베트남 등을 방문해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아시아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메솟을 목적지로 택한 학생들은 그곳에 있는 미얀마 관련 비정부기구들과 난민 캠프인 ‘멜라우 캠프’ 등을 방문했다. 이경양은 “군사정권에 의해 가스관 건설에 강제 동원됐다가 폭발 사고로 가족을 잃은 난민을 만났다”며 “우리나라 기업도 가스관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그분께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차명식군은 “헤어질 때 난민들이 인사말로 ‘우릴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며 “버마가 민주화되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난민들의 유일한 꿈”이라고 전했다. 메솟 방문팀을 이끌었던 신나라양은 “전쟁과 민주화 운동의 처참했던 상황을 듣고 난민의 삶을 직접 접한 뒤, 우리가 버마의 민주화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종은양은 “내가 만났던 사람들의 가족이 거리에서 총을 맞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밝혔다. 민주화된 미얀마에 도서관을 짓고 싶다는 신한슬양은 “내 시험공부가 바쁘다고 그냥 넘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모금 운동이나 집회 참여 등을 통해 꾸준히 미얀마 민주화 운동과 연대할 생각이다.
글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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