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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판·검사 잘못만난 양심적 병역거부자 ‘억울한 곱징역’

등록 2007-12-27 09:23수정 2007-12-27 09:25

양심적 병역거부자 손성현씨 재판 진행과정
양심적 병역거부자 손성현씨 재판 진행과정
징역 1년6월 미만땐 재징집·기소…형량만 배로 늘어

‘여호와의 증인’ 신자인 손성현(24)씨는 현재 병역법 위반으로 ‘곱징역’을 살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부분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형기를 3~4개월 남겨두고 가석방되지만, 손씨는 여기에 징역 10개월을 더 복역해야 한다.

2005년 8월 손씨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인천지검에 기소돼, 같은 해 9월22일 인천지법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활동 80시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는 집행유예가 더 불리하다. 징역 1년6개월 이상을 선고받으면 군 입대가 면제되지만, 그보다 낮은 형을 선고받으면 다시 징집돼 또 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피고인이 자신의 형량을 높여 달라며 항소할 수 없는 만큼, 손씨의 아버지 손창수(49)씨는 검사에게 항소를 부탁하려 했다. 손씨는 “항소 기한인 1주일 동안 검사를 만나는 일에 온전히 매달렸지만, 끝내 검사가 만나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형이 확정돼 버렸다”고 말했다. 결국 아들은 똑같은 혐의로 이듬해 6월 다시 기소됐다. 누범이라는 이유로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고, 징역 1년6개월이 선고됐다.

이에 따라 성현씨는 올 4월까지 첫 판결에서 집행유예됐던 징역 10개월을 복역했고, 현재 두번째 판결에 따른 1년6개월 형기의 절반을 넘긴 상태다.

‘양심적 병역거부 수형자 가족모임’ 홍영일 대표는 “1970년대 군사독재 정권 때는 고의적으로 병역거부자들이 4∼5년씩 복역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근래에 이런 사례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씨는 이달 초 인천구치소에 “아들의 가석방을 검토해달라”는 탄원서를 냈다. 하지만 법무부 교정국 분류처우과는 “가석방 업무지침에서 병역거부자의 경우 형량의 80% 정도를 복역해야 가석방할 수 있도록 돼 있어, 형량의 60% 가량만 복역한 이 경우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첫 판결을 한 ㅈ판사(유학 중)는 <한겨레>가 보낸 전자우편에 “기억나지 않는 사건이어서 당시의 기록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아무런 답변을 드릴 수 없을 것 같다”면서도 “여호와의 증인인 피고인에 대한 양형은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해 1년6개월 이하 또는 그 이상의 형을 선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시 손씨 아버지와의 면담을 거절했던 ㅅ검사는 검사실 직원을 통해 “어떤 사건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궁금한 것은 인천지검 후임 검사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한 변호사는 “똑같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판사가 너무 자의적으로 양형을 정해 억울한 사례이고, 검사는 검사대로 피고인의 권익을 외면한 결과”라며 “이런 것들이 바로 사법부와 검찰이 국민의 불신을 받는 이유”라고 말했다.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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