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집행 10년째…“사형은 법으로 인간의 생명을 죽이는 일”
"사형제도는 법이라는 이름으로 한 인간의 생명을 죽이는 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된 지 10년째가 된 30일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서 사형폐지국가 기념식이 열렸다.
지난 97년 12월 30일 23명의 사형수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것이 가장 최근 이뤄진 사형 집행으로 우리나라는 이날 국제 앰네스티가 분류하는 `실질적 사형 폐지국' 대열에 끼게 됐다.
행사에는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최기산 주교,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유인태 의원, 한국사형폐지운동협의회 이상혁 변호사,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장 고은태 교수 등 종교.인권.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 `사형수의 대모' 조성애 수녀, 인혁당 사건 사형수 하재완 선생 미망인 이영교 여사,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살인 피해자 유족 고정원씨 등도 참석해 사형제 완전 폐지를 촉구했다.
이상혁 변호사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10년간 사형집행 없는 사실상 사형폐지국이 됐다"며 "이제 국회가 실정법에 있는 법조문을 정리하는 일만 남았으며 우리가 이 일을 매듭짓는데 함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조성애 수녀는 "오늘 이 시간에도 감옥에서 수많은 사형수들이 육신은 춥지 않지만 마음은 떨고 있다"며 "그들을 위해 오늘이라는 이 대단한 날이 온 것은 우리 모두 기뻐하고 축하할 일"이라고 말했다.
`사법 살인'으로 일컬어지는 인혁당 사건 희생자 유족 이영교 여사는 "33년전 나는 사형수의 아내, 아이들은 사형수의 자식이 됐는데 최근 법원의 재심 무죄 판결을 받았어도 돌아가신 남편은 돌아오지 않아 별로 반갑지 않았다"며 "이 세상에서 사형이라는 제도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영철 피해자 유족 고정원씨는 "사건 이후 충격을 받은 작은 딸이 아직까지 치료를 받고 있지만 우리 딸들도 유영철을 용서하려는 내 뜻을 알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형폐지국가 선언문을 낭독한 뒤 현재 수감중인 사형수 64명을 상징하는 비둘기 64마리를 날려 보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또 10여년간 사형제 폐지 운동 경과를 담은 영상을 상영했고 이 영상은 행사가 끝난 뒤 2대의 차량을 통해 서울시내 거리 곳곳에서 상영됐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 (서울=연합뉴스)
`사법 살인'으로 일컬어지는 인혁당 사건 희생자 유족 이영교 여사는 "33년전 나는 사형수의 아내, 아이들은 사형수의 자식이 됐는데 최근 법원의 재심 무죄 판결을 받았어도 돌아가신 남편은 돌아오지 않아 별로 반갑지 않았다"며 "이 세상에서 사형이라는 제도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영철 피해자 유족 고정원씨는 "사건 이후 충격을 받은 작은 딸이 아직까지 치료를 받고 있지만 우리 딸들도 유영철을 용서하려는 내 뜻을 알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형폐지국가 선언문을 낭독한 뒤 현재 수감중인 사형수 64명을 상징하는 비둘기 64마리를 날려 보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또 10여년간 사형제 폐지 운동 경과를 담은 영상을 상영했고 이 영상은 행사가 끝난 뒤 2대의 차량을 통해 서울시내 거리 곳곳에서 상영됐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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