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가족부에서 국내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자 사망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한 기자가 마스크를 쓴 채 발표 내용을 받아 적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증상 나타난뒤 2일안에 써야 효능 커
남성 4일 뒤…여성은 10일 지나 ‘투약’
“국가전염병 위기단계 지침 지키지않아”
남성 4일 뒤…여성은 10일 지나 ‘투약’
“국가전염병 위기단계 지침 지키지않아”
‘구멍난 방역 ’체계
국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A(H1N1)’에 감염된 뒤 관련 합병증으로 2명이 숨진 것과 관련해, 초기 진단과 치료가 적절하지 않아 제대로 대처를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두 사람 가운데 1명은 평소 질병이 없었던 50대 남성이어서, 꼭 노약자가 아니더라도 신종 플루로 숨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 환자 관리 허점 16일 국내에서 신종 플루 감염으로 두 번째로 숨진 여성(63)은 기침, 발열, 호흡곤란 등 신종 플루 증상이 나타난 지 5일 뒤 처음으로 병원을 찾았으며, 18일 만에 신종 플루 합병증으로 숨졌다. 지난달 29일 의원을 찾은 데 이어 다음날인 30일 큰 병원 응급실까지 찾아가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진단됐지만, 신종 플루 치료는 6일이 흐른 지난 4일에야 시작됐다. 초기에는 다른 원인에 의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여겨져 항생제 치료 등만 받은 것이다. 신종 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증상이 나타난 뒤 이틀 안에 써야 효능이 큰데, 그 시기를 놓친 셈이다.
15일 숨진 남성(56) 역시 지난 9일 지역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을 당시 39.5도의 고열이 있었고, 호흡곤란 등 신종 플루 감염 증상을 보였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세균성 폐렴으로 진단했고, 항생제 치료 뒤에도 잘 듣지 않자 사흘이 지나서야 신종 플루를 의심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병원의 이런 대처를 두고,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가 지난달 국가 전염병 위기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하면서 정한 치료 지침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침을 보면, 65살 미만의 건강한 사람이 중증의 급성 열성호흡기질환으로 입원한 경우, 만약 환자가 신종 플루 발생 국가를 여행했다면 신종 플루로 의심하고 검체 채취를 통한 역학조사와 함께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한다고 돼 있다.
중앙대책본부 관계자는 “두 번째로 숨진 60대 여성은 최근 국외 여행을 다녀오지 않아 신종 플루 의심이 어려울 수 있었지만, 타이를 다녀온 50대 남성의 경우 의료진이 신종 플루 검사를 해야 한다는 판단을 조기에 내리지 못해 진단 및 치료가 늦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노약자 아니라도 사망 위험 최근 국외에서 신종 플루에 감염돼 숨진 사례를 보면, 그동안의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달리 20~30대의 건강한 사람이라도 폐렴 등 관련 합병증으로 숨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주로 65살 이상의 노인이나 심장 및 혈관 질환자, 당뇨 등을 앓고 있는 노약자가 더 위험한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차이가 있는 것이다. 국내 첫 신종 플루 사망자도 50대 중반 남성으로, 이전에 특별한 질환을 앓고 있지 않았다. 두 번째로 숨진 여성은 고혈압이나 위염 등을 앓고 있었지만 심각하게 면역력이 떨어질 만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면역력이 떨어진 노약자나 관련 질환자 등이 더 위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 다른 나라에 견줘 사망률 낮아 미국·멕시코 등 신종 플루 환자가 많은 나라의 사망률은 0.7~1%로 알려져 있다. 보통 계절성 인플루엔자의 사망률인 0.2%보다는 높은 수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신종 플루 사망률은 현재까지 0.1% 정도로 훨씬 낮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주변에 의료기관이 많고 전국민 건강보험으로 의료비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주말 사이에 2명의 사망자가 잇따라 나와 앞으로도 이런 낮은 사망률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병율 센터장은 “기온이 점차 낮아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방학이 끝나면서 단체생활이 많아지는 9월부터 감염자가 많아지고 사망자도 더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 노약자 아니라도 사망 위험 최근 국외에서 신종 플루에 감염돼 숨진 사례를 보면, 그동안의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달리 20~30대의 건강한 사람이라도 폐렴 등 관련 합병증으로 숨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주로 65살 이상의 노인이나 심장 및 혈관 질환자, 당뇨 등을 앓고 있는 노약자가 더 위험한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차이가 있는 것이다. 국내 첫 신종 플루 사망자도 50대 중반 남성으로, 이전에 특별한 질환을 앓고 있지 않았다. 두 번째로 숨진 여성은 고혈압이나 위염 등을 앓고 있었지만 심각하게 면역력이 떨어질 만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면역력이 떨어진 노약자나 관련 질환자 등이 더 위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 다른 나라에 견줘 사망률 낮아 미국·멕시코 등 신종 플루 환자가 많은 나라의 사망률은 0.7~1%로 알려져 있다. 보통 계절성 인플루엔자의 사망률인 0.2%보다는 높은 수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신종 플루 사망률은 현재까지 0.1% 정도로 훨씬 낮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주변에 의료기관이 많고 전국민 건강보험으로 의료비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주말 사이에 2명의 사망자가 잇따라 나와 앞으로도 이런 낮은 사망률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병율 센터장은 “기온이 점차 낮아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방학이 끝나면서 단체생활이 많아지는 9월부터 감염자가 많아지고 사망자도 더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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