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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골병드는 요양보호사…34%가 근골격계질환

등록 2010-08-23 21:08

시설 요양보호사 신체부위별 근골격계 질환
시설 요양보호사 신체부위별 근골격계 질환
시설 소속 80%가 “폭행·폭언 경험”…성희롱도 33%
주당평균 53시간 노동…74%가 ‘월급 120만원 이하’
서울 ㄱ요양센터에서 1년6개월 동안 요양보호사로 일했던 김아무개(50)씨는 허리와 어깨가 너무 아파 올해 일을 그만뒀다. 하루 세끼 밥을 먹이려고 침대에 누워 있는 노인들을 들어 올린 뒤 휠체어에 앉혀 식당까지 옮기고 틈나는 대로 기저귀를 갈아야 했다. 김씨는 “일주일에 두번 목욕을 시켰는데, 기운이 빠져 탈진 증세까지 나타났다”며 “ㄱ센터의 경우 요양보호사 1명이 환자 10명씩을 돌봤다”고 말했다.

또 한 달에 7~8번은 혼자서 밤샘 근무를 했고, 폭언과 폭행이 일상적인 일이었다고 한다. 그는 “치매에 걸린 어르신들이 많아 느닷없이 머리채를 잡히는 일이 빈번했다”고 말했다. 파견노동자였던 김씨는 밤낮없이 일했지만 한 달 급여는 90만원이었다.

가족에게만 맡겼던 노인 돌봄·부양을 사회가 함께 뒷받침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김씨처럼 요양서비스를 담당하는 요양보호사들의 노동조건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요양보호사는 전국에서 약 24만명이 일하고 있다.

23일 전국요양보호사협회가 의뢰해 보건복지자원연구원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전국 요양보호사 424명(시설 249명, 재가 175명)을 상대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147명(34.5%)이 근골격계 질환 증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 비율이 42.2%였으며, 집으로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 요양보호사도 24%로 조사됐다. 시설 요양보호사의 질환 비율이 더 높은 이유는 민간 요양기관이 수익을 내려고 인력을 충분히 고용하지 않아, 요양보호사 한명이 많은 수의 환자를 돌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요양보호사들은 폭행·폭언이나 성희롱에도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폭행·폭언을 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시설 요양보호사는 80.7%, 재가 요양보호사는 30.4%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시설 요양보호사의 33%와 재가 요양보호사의 16.5%가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조건도 열악했다. 시설 요양보호사는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52.9시간이었는데, 월 급여는 120만원 이하가 73.8%로 집계됐다. 시급으로 따지면 4927원가량으로, 최저임금(4110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이들 가운데 70%는 휴일·연월차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

정금자 전국요양보호사협회장은 “요양보호사의 처우는 곧바로 요양서비스의 질로 이어지는 만큼,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요양보호사협회는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과 공동으로 오는 2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요양보호사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이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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