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향숙 상임위원
업무 시작한 장향숙 상임위원
“지금 우리나라의 인권상황은 억압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 아래의 국가인권위원회는 현안에 대해 입이 있어도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들어온 이유는 제대로 말을 하기 위해서다.”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업무를 시작한 장향숙(50·사진) 전 국회의원은 12일 먼저 인권위의 위상 추락과 소통 부재 문제부터 꺼냈다. 이어 곧바로 현병철 위원장한테 직격탄을 날렸다.
“언론 보도를 보니, 지난해 12월 용산참사와 관련해 법원에 의견을 낼지 판단하기 위해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현 위원장이 ‘독재라도 할 수 없습니다’라며 일방적으로 폐회를 선언했다고 한다. 인권위는 억울한 이를 대신해 ‘말’을 해야 하는 기관이다. 기나긴 독재시대 민주화운동의 결과물로 설립된 인권위의 위원장이 과연 ‘독재라도 할 수 없다’는 말을 해도 되는 건가?”
3년 임기인 장 위원은 “여성 장애인 출산·육아, 성적소수자 문제 등 평상업무를 꼼꼼히 챙기겠다”며 특히 “위급한 사회 현안에 대해 제대로 말을 하는 인권위의 기능 부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생후 1년6개월 때 얻은 장애로 휠체어에 앉은 그는 나름의 ‘인권론’도 폈다. “인권은 나침반이다. 모든 사람의 생명·존재·삶의 내적 좌표가 돼야 한다. 하지만 부딪쳐 깨지는 각오로 싸우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공동대표와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을 지낸 장 위원은 17대 국회의원 재임 때 장애인 차별금지법 제정, 장애인 복지법 개정 등을 이끌었고 지난해부터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글·사진 손준현 선임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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