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2010나눔캠페인‘ 사랑의 온도탑 폐막식이 열린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들과 홍보대사 채시라 등 참석자들이 ‘행복온도 100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대형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희망2010나눔캠페인은 1월30일 현재 모금액 2,219억원을 기록해 사랑의 온도 100.3도로 11년 연속 모금 목표를 달성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법인카드 유용·특채 비리·인건비 과다인상…
공동모금회 내부 감사팀까지 ‘성금으로 술값’
검게 썩은 사랑의 열매
공동모금회 내부 감사팀까지 ‘성금으로 술값’
검게 썩은 사랑의 열매
‘사랑의 열매’로 널리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업무용 법인카드로 단란주점·유흥주점·노래방 등을 이용하고, 공채에서 탈락한 직원을 정당한 절차 없이 특별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동모금회는 또 직원들의 급여를 다른 공공기관의 평균 인상률보다 3배 높은 9%나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직원들의 비리 등이 불거져 물의를 빚은 공동모금회 중앙회와 16개 지회를 10월11일부터 한달 동안 종합감사한 결과 이런 사실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감사 결과를 보면, 공동모금회는 업무용 법인카드로 2006년부터 올 9월까지 모두 136건, 2150만원가량을 부적정한 용도에 사용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단란주점·유흥주점·노래방 등에서 쓴 것으로, 모두 124건에 액수는 2000만원가량이었다. 또 업무 외에 아는 사람들에게 화환이나 선물을 사준 것도 12건(약 150만원)이나 됐다. 또 내부 워크숍에 쓴 3억5000만원 가운데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스키·래프팅·바다낚시 등에 집행한 예산도 2900만원에 이르렀다. 더욱이 내부 감사팀마저 지회 감사 등을 하며 지난 3년간 노래방·맥줏집 등에서 244만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감사에서는 또 공개경쟁시험에서 탈락한 8명을 적정한 절차 없이 계약직에 특별 채용하고, 이 가운데 4명은 다시 정규직으로 채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모금회는 회계 분야에 계약직을 뽑으면서 적정한 사유 없이 특별 채용하고, 필기시험만 합격한 사람에게 자격증 가점을 줘 뽑기도 했다.
직원들의 급여도 대폭 올려, 사무총장이 7.9%, 직원들은 9%를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3년 동안 공공기관들의 평균 급여 인상률(3%)보다 3배쯤 높은 것이다.
이에 복지부는 총체적 책임을 물어 공동모금회 사무총장에 대해선 해임을, 부당 채용과 업무용 카드 부적정 사용의 책임이 있는 직원 48명에 대해서는 파면·해임 등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또 예산을 부당 집행한 관련자 113명에겐 경고 또는 주의를 주도록 하고, 부당 집행된 예산 7억5000여만원은 회수하도록 했다.
한편 공동모금회는 이날 윤병철 회장과 이사회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공동모금회는 지난 10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한 바 있으며, 오는 23일에는 공동모금회 쇄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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