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국외입양이 국내입양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유경 부연구위원은 13일 내놓은 ‘우리나라 입양실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2009년 국외입양은 1125명으로, 같은 해 국내입양 1314명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국내입양은 저출산의 영향으로 1999년 1726명에서 2009년 1314명으로 10년 동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외입양도 1999년 2409명에서 2008년 1250명, 2009년 1125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으나, ‘저출산 시대’임을 고려할 때 국내입양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국외로 입양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입양을 기피하는 이유로는 ‘친자녀처럼 사랑·양육할지에 대한 걱정’이 32.1%로 가장 많았고, ‘혈연 위주 가족제도’가 29.5%로 그다음을 차지했다. 이 밖에 ‘경제적 여유가 없다’가 11.9%, ‘입양에 대한 편견’이 11.4%로 나타났다.
김 부연구위원은 “저출산 시대의 국외입양은 아동인구의 양적 감소뿐만 아니라 출산과 양육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 회피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에서 불명예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외입양은 자아정체감의 혼돈, 친생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상실감과 입양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등 다양한 갈등을 불러와 가족이나 지역사회에서 부적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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