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 온 지 4년째 되는 석갑인씨는 “말로만 듣던 복지를 제대로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씨는 스웨덴에서 10개월 전에 아들 우주를 낳았다.
10개월 우주 엄마 석갑인씨
담당 간호사 배정해 보살펴…외국인 출산땐 통역지원까지
담당 간호사 배정해 보살펴…외국인 출산땐 통역지원까지
“말로만 듣던 복지를 제대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에 온 지 4년째 되는 석갑인(여·36)씨는 10개월 전 아들 우주를 낳았다. 석씨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우주를 기르면서 스웨덴 보육정책의 세심함과 따뜻함을 체감할 수 있었다. “사회로부터 뭔가 대접받고 있다는 생각”에 젖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 30년 이상 살면서 복지라는 것을 접해본 적이 없어선지, 복지를 이렇게 생생하게 느끼기는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우주가 태어나자마자 ‘복지’가 찾아왔다. 사회보험청에서 아동수당이라며 매달 1050크로나(18만5000원)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프리랜서인 석씨는 출산 후에는 일을 하지 않는데도 그때 소득의 80%가 꼬박꼬박 육아휴직 급여로 나왔다. 육아휴직은 480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데 390일까지는 소득의 80%, 이후 90일 동안은 180크로나가 나온다. 스웨덴에선 부모가 일을 하지 않았어도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하면 하루 180크로나를 480일 동안 받을 수 있다. 석씨는 “보육시설 비용이 저렴하고, 교육비도 대학까지 무료라 아이를 키우는 데 큰돈이 들지 않는다”며 “둘째도 낳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석씨가 감동받은 것은 보육정책만이 아니었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는 데 대한 두려움이 적지 않았으나 출산 전부터 담당 간호사가 배정되는 걸 보고 심리적 안정을 찾았다. 간호사는 출산과 관련된 모든 것을 도와줬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에겐 출산 때 통역까지 따로 붙는다고 했다. 출산 뒤에는 보건센터(한국의 보건소) 간호사가 정기적으로 석씨의 집을 방문해 아이의 건강을 살폈다. 출산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며 석씨와 1시간 이상씩 대화를 하기도 했다.
스웨덴의 이런 보육정책은 사회를 변화시켰다. 스웨덴의 모든 버스는 유모차를 쉽게 싣거나 장애인이 편하게 탈 수 있는 저상버스다. 특히 유모차를 끌고 타는 사람에겐 버스요금을 받지 않는다. 엄마나 아빠가 버스비를 내려다 자칫 아이가 다칠 수 있어서란다. 스웨덴의 웬만한 음식점이나 카페에는 영·유아들이 앉을 수 있는 전용 의자가 놓여 있다. 석씨는 “아이를 중심으로 사회가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느껴진다”며 “차별 없이 누구나 혜택을 받는 것이 스웨덴 복지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석씨도 예외 없이 소득의 30%가량을 세금으로 내고 있다. 그는 “세금을 많이 내본 적이 없어 처음에는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하지만 이런 혜택을 받아보면 누구나 세금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홀름/글·사진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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