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인권·복지

[이사람] “한점 그림이 힘겨운 이 돕는 씨앗 됐으면”

등록 2011-06-06 20:01

서양화가 곽훈(70)
서양화가 곽훈(70)
노숙인쉼터 마련 돕기 전시회 여는 화가 곽훈씨
새 건물 마련한 ‘참길회’ 도우려‘씨앗시리즈’
작품 20여점 내놔 “직접 봉사 못해도 보탬되고파”
‘곽훈 자선전’의 초대글을 읽어보면 전시회의 의미와 사연이 단박에 들어온다.

동대구노숙인쉼터인 ‘길 찾는 사람들’이 최근 대구시 동구 신천동으로 이사를 했단다. 쉼터를 운영하는 봉사단체인 참길회가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쉼터가 새 집을 마련했다니 기쁜 일이지만, 초대장에는“일을 저지르고 나니 빚을 갚을 길이 없다”고 털어놨다. 월세로 살던 건물이 새로 들어설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편입되는 바람에 집을 비워줄 처지라서 급히 경매로 나온 건물을 마련했는데 당장 건물담보대출 갚을 일이 걱정이라는 얘기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재미 서양화가 곽훈(70·사진)씨가 작품 20여점을 내놨다. 그는“내가 하지 못하는 좋은 일을 40년동안 해 온 친구에게 나도 힘이 돼주고 싶다”며 선뜻 자선전을 여는 데 동의했다.

그 ‘친구’는 참길회 정학 대표로, 곽씨를 “고흐보다 소중한 우리 미술가”로 치켜세운다. 또“그의 작품에서는 영혼의 맑은 기운과 따뜻함을 넘어선 희망이 배어나온다”고 소개했다. 참길회는 1973년 꾸려져 소록도 한센인돕기를 꾸준히 해오다 2008년부터 노숙인쉼터를 운영해오고 있다.

곽씨는 한국에서 미술대학을 졸업한 뒤 1975년 미국으로 건너가 에릭 시걸, 레디 존딜 등과 함께 ‘신진 1981’ 작품전에 출품해 미국 미술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후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스페인, 일본, 중국 등에서 초대전을 열었고,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고향인 대구에서도 30여년 동안 한 해 걸러 한차례씩 전시회를 열었다. “작가에게 고향은 스스로의 생성과정이며 몸의 한 부분”이라는 그의 생각과 맥이 닿아있다.

이번에 내놓은 작품들은 씨앗 시리즈로 씨앗이 여러개의 거친 선으로 나란히 겹쳐져 표현돼 있다. “작가는 늘 불특정 다수로부터 평가를 받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면서도 그는 “내 그림이 힘겹게 사는 이들을 품어 줄 공간을 여는 데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10일까지 대구시 중구 갤러리신라에 가면 그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대구/글·사진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