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복(56) 밥상공동체복지재단 대표
허기복 ‘원주 밥상공동체’ 대표…창립 15년째 행복센터 설립 등 집중
“작은 배려와 사랑이라도 어려운 이웃들에겐 하늘 같은 커다란 희망 자체입니다. 여러분들의 작은 실천이 필요합니다.”
빈곤층 주민들 곁에서 15년째 자활 지원과 봉사활동을 벌여온 허기복(56·사진) 밥상공동체복지재단 대표는 3일 임진년 새해에는 어려운 이웃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킴이 구실을 더욱 더 충실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밥상공동체는 올해로 설립 15돌을 맞는다. 허 대표는 서울의 한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재직하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겠다’는 신학생 시절 기도 약속을 지키려고 1994년 서른아홉 나이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강원도 원주로 갔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거리에 노숙인과 실직자, 독거노인 등이 늘어나자 98년 4월 원주천 쌍다리 아래에 무료밥상을 차렸다. 그게 밥상공동체의 시작이었다.
그 자신 ‘밥’은 그저 한 끼 식사일 수 있지만 어려운 누군가에겐 새 삶을 시작할 용기가 되기도 한다는 걸 뼛속 깊이 알기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 별명은 ‘허기진’이었다. 배고프다는 말을 늘 입에 달고 다녔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 대표는 자신의 이름 ‘허기복’을 ‘허기진 사람들에게 밥(복)을 나누는 사람’이란 뜻으로 여기며 밥상공동체가 더 많은 이웃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발품을 판다고 했다.
밥상공동체복지재단는 올해 무료급식소 인근에 시민 성금 15억여원을 들여 ‘153 행복센터’를 신축한다.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990㎡ 규모로 짓는 이 센터는 급식소인 ‘밥사랑 공간’과 문화공간, 놀이실, 연탄은행 카페, 목돈 보람일터, 진료실, 배움터 등으로 꾸밀 계획이다. 복지·자활·건강·교육·봉사를 원스톱으로 엮겠다는 구상을 담은 것이다.
2002년 12월부터 연탄을 지원하는 사업을 벌여 ‘연탄은행’으로도 널리 이름난 이 재단은 4월까지는 연탄은행 사업에 집중한다. 전국 31곳에서 운영하는 연탄은행을 통해 1만5000여가구에 연탄 350만장을 건넬 계획이다. 또 저소득층 및 긴급 지원가정 5만여가구 조사, 연탄값 인상 감시 등도 힘쓰기로 했다. 국외 봉사에도 눈을 돌려, 지난해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 세운 연탄은행 옆에 올해 저소득층 어린이 보육원을 지으려 채비하는 중이다.
허 대표는 “밥상공동체 창립 15돌과 연탄은행 설립 10년째에 접어드는 올해는 이후 100년을 향하는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해가겠다”고 말했다.
춘천/박수혁 기자 psh@hani.co.kr
사진 밥상공동체복지재단
사진 밥상공동체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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