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축제가 열린 제주 추자도에서 9명이 숨지거나 다친‘복어 중독 사고’는 졸복을 잘못 먹어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경찰청은 17일 추자도의 참굴비 축제장에서 9명의 관광객이 복어독에 중독된 사건과 관련, “김아무개(52·추자면 대서리)씨 등이 축제장에 마련된 수조에 있던 졸복을 꺼내 직접 요리해 먹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먹은 복어는 난소와 간장 등에 맹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졸복’이었다. 졸복은 보통 10~15㎝ 크기며, 살에는 독이 없어 먹을 수 있지만, 난소와 간장에는 맹독이, 피부와 장에도 강독이 함유돼 있고, 정소에도 비교적 약한 독이 있다. 경찰은 김씨 등이 독이 있는 내장 부분을 과다하게 먹어 중독된 것이 아닌가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졸복에서 독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은채 먹어 중독된 것으로 보고 과실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졸복의 회를 뜬 사람이 복요리 자격증이 있는 지 등을 다각도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굴비 축제장 수조에 맹독성이 있는 졸복이 들어가게 된 경위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올해로 5회째인 참굴비축제는 추자도 인근 해역에서 잡힌 조기를 소금에 절여 해풍에 말린 참조기를 홍보하기 위한 행사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축제장 수조에 왜 졸복이 들어가 있었는 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김씨 등이 축제장 안 수조에 든 졸복을 꺼내 먹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참굴비축제위원회 쪽은 “참굴비 축제인데 졸복이 들어있던 것은 우리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졸복은 본인(사망자)이 손수 가져와 회를 떠 먹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씨 등 5명은 지난 15일 추자도 대서리 항구 참굴비 축제장 인근에서 복어를 먹고 중독돼 혀와 얼굴이 마비되는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씨는 15일 오후 4시30분께 숨졌으며, 2명은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중이고, 나머지 6명은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정대하 기자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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