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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22년만에 간판 내리는 청송감호소

등록 2005-08-02 13:09수정 2005-08-02 13:13

청송감호소. 이정용 기자
청송감호소. 이정용 기자
교도소로 개명 뒤 몇년 간 더 존속
법무부가 4일 사회보호법 폐지안 시행을 앞두고 3일 청송보호감호소의 현판을 내리는 행사를 열기로 하면서 청송보호감호소는 22년만에 상징적으로나마 오욕의 역사를 마감하게 됐다.

청송감호소는 전두환 정권이 `상습범은 형기종료 후에도 즉각적인 사회복귀를 막야야 한다'는 논리로 보호감호제도를 시행함에 따라 1981년 옛 춘천교도소에 설치됐던 보호감호시설이 1983년 2월12일 청송으로 이전하면서 문을 열었다.

24년 간 총 1만3천413명이 보호감호 집행을 받고 출소하는 동안 청송감호소는 형기를 마친 사람을 재수감하는 데 따른 이중처벌 논란 및 인권침해 논란에 끊임없이 시달려야 했다.

재범 위험이 있는 상습범에 대해 징역형과 별도로 강제구금을 함으로써 ‘미래의 범죄'(pre-crime) 가능성에 대해 처벌하는 격인 보호감호제도의 취약한 존재 근거가 부각될 때마다 청송감호소는 `바늘 가는 곳에 실 가듯' 도마위에 올랐던 것.

또 보호감호 집행후 출소한 이들의 3년내 재범률이 33%에 달하는 데서 보듯 청송감호소는 중범죄자들을 사회와 격리하는 기능을 했을 뿐 범죄자의 재활희망을 앗아감으로써 교화 및 갱생에는 사실상 무용했다는 지적도 높았다.

단적인 예로 1988년 10월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을 남기고 자살한 탈주범 지강헌씨는 인질극을 벌이다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기 전 인질들에게 "징역 7년에 보호감호 10년을 보태 17년 썩을 것을 생각하니 아득해서 탈주했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또 `몰락한 대도' 조세형씨는 1983년 법원구치감 창문을 뜯고 탈주한 데 대해 "징역 15년에 추가로 보호감호 10년까지 선고받아 희망이 없었다"고 토로했고 1998년 보호감호 재심 재판에서는 "먹방이라 불리는 감호소 독방에서 수갑을 찬 채 몇 달 동안 두들겨 맞으며 지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수감자들의 집단 단식농성도 2002년부터 끊이지 않았고 급기야는 수감돼 있던 이낙성씨는 올 4월7일 탈주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심지어 청송감호소의 폐해는 1990년 개봉한 이두용 감독의 영화 `청송가는길', 2001년 공연된 창작 연극 `인류 최초의 키스' 등 영화, 연극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청송감호소는 이번에 간판을 내리고 `청송제3교도소'로 개명할 뿐 사회보호법 폐지안의 경과규정에 따라 실체는 그대로 유지된다.

따라서 판결을 통해 보호감호대상자가 새로이 생기지는 않지만 현재 수감 중인 191명은 같은 시설에서 감호기간을 채워야 하고 형기만료후 보호감호처분을 받아야하는 434명도 `청송행'이 예약돼 있기 때문에 청송감호소의 실체는 앞으로도 몇년 간 명맥을 유지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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