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진보거점 순례기 펴낸 정경섭 민중의 집 대표
[이사람] 유럽 진보거점 순례기 펴낸 정경섭 민중의 집 대표
100년 전 시작된 ‘민중의 집’ 답사
술·이웃·토론·배움이 있던 큰 공간
“풀뿌리운동 모아 기초체력 다져야” “로마의 원형경기장보다,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보다 제겐 더 아름다운 곳입니다.” 최근 <술과 이웃, 토론과 배움이 있는 세상에서 가장 큰집, 민중의 집>을 펴낸 정경섭(40·사진) 민중의 집 대표의 얘기다. 20세기 초반 유럽 전역에서 민중의 집은 하나의 사회현상이었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노동자 조직, 정당, 협동조합, 시민단체들의 거점이 자생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났다. 막 생겨난 노동조합과 사회주의 정당은 정부의 탄압을 피해 민중의 집으로 모여들었다. 초기 싼 값에 빵과 와인을 제공해 노동자들의 마음을 열 수 있었던 민중의 집은 밥만이 아니라, 병원과 약국 등 의료서비스, 연극과 음악회 같은 예술 공연, 정치 교육과 직업 훈련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민중의 집은 쉴 곳 없는 노동자들에게 안식처가 됐다. 정 대표는 “자본주의 사회의 대안적인 생활양식을 만들려 했던 사람들의 노력이 삶의 모든 영역을 껴안는 민중의 집으로 구현된 것”이라고 말했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유럽 민중의 집에선 밤엔 왁자한 파티가 열리고 낮엔 열띤 정치 토론이 벌어진다. 정 대표는 2010년 8월 꿈에 그리던 ‘성지 순례’를 감행했다. 이탈리아, 스웨덴, 스페인 민중의 집을 45일동안 둘러봤다. 국내에 민중의 집과 관련된 자료가 없어 외국 자료를 번역하는 데에만 1년이 넘는 기간이 걸렸다. “진보진영에서 유럽의 진보정당사나 노동운동엔 관심이 많았지만 유럽 진보의 일상사를 밝힌 건 처음일 거에요. ” 정 대표가 홍세화 진보신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마포 민중의 집은 2008년 11월 망원동에 문을 열었다. 처음 마포에 문을 열 땐 ‘민중의 집’이라는 개념을 알리는 일조차 힘겨웠지만 지금은 후원회원 450명에 6곳의 노동조합, 6곳의 상인회, 16곳의 지역단체가 뜻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이 파업할 땐 홍대 앞 지역상인회가 밥과 반찬을 실어 날랐다. 마포 가든호텔 노조 요리사들은 민중의 집에서 지역 주민을 위해 요리교실을 열고 있다. “노동자들이 서로 이웃이 돼 먹고 놀고 즐기는 일상생활을 함께 하며 풀뿌리 진보운동의 정치·사회적 의미를 체험합니다.” 최근 진보신당은 해산됐고 통합진보당에선 내홍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 대표는 “우리 진보 진영이 부침을 거듭하는 건 기초체력이 없어서”라고 진단했다. “현장에서 대중과 소통하고 지역의 풀뿌리 운동을 결집시키는 민중의 집이야말로 진보진영이 위기를 겪는 지금,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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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웃·토론·배움이 있던 큰 공간
“풀뿌리운동 모아 기초체력 다져야” “로마의 원형경기장보다,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보다 제겐 더 아름다운 곳입니다.” 최근 <술과 이웃, 토론과 배움이 있는 세상에서 가장 큰집, 민중의 집>을 펴낸 정경섭(40·사진) 민중의 집 대표의 얘기다. 20세기 초반 유럽 전역에서 민중의 집은 하나의 사회현상이었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노동자 조직, 정당, 협동조합, 시민단체들의 거점이 자생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났다. 막 생겨난 노동조합과 사회주의 정당은 정부의 탄압을 피해 민중의 집으로 모여들었다. 초기 싼 값에 빵과 와인을 제공해 노동자들의 마음을 열 수 있었던 민중의 집은 밥만이 아니라, 병원과 약국 등 의료서비스, 연극과 음악회 같은 예술 공연, 정치 교육과 직업 훈련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민중의 집은 쉴 곳 없는 노동자들에게 안식처가 됐다. 정 대표는 “자본주의 사회의 대안적인 생활양식을 만들려 했던 사람들의 노력이 삶의 모든 영역을 껴안는 민중의 집으로 구현된 것”이라고 말했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유럽 민중의 집에선 밤엔 왁자한 파티가 열리고 낮엔 열띤 정치 토론이 벌어진다. 정 대표는 2010년 8월 꿈에 그리던 ‘성지 순례’를 감행했다. 이탈리아, 스웨덴, 스페인 민중의 집을 45일동안 둘러봤다. 국내에 민중의 집과 관련된 자료가 없어 외국 자료를 번역하는 데에만 1년이 넘는 기간이 걸렸다. “진보진영에서 유럽의 진보정당사나 노동운동엔 관심이 많았지만 유럽 진보의 일상사를 밝힌 건 처음일 거에요. ” 정 대표가 홍세화 진보신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마포 민중의 집은 2008년 11월 망원동에 문을 열었다. 처음 마포에 문을 열 땐 ‘민중의 집’이라는 개념을 알리는 일조차 힘겨웠지만 지금은 후원회원 450명에 6곳의 노동조합, 6곳의 상인회, 16곳의 지역단체가 뜻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이 파업할 땐 홍대 앞 지역상인회가 밥과 반찬을 실어 날랐다. 마포 가든호텔 노조 요리사들은 민중의 집에서 지역 주민을 위해 요리교실을 열고 있다. “노동자들이 서로 이웃이 돼 먹고 놀고 즐기는 일상생활을 함께 하며 풀뿌리 진보운동의 정치·사회적 의미를 체험합니다.” 최근 진보신당은 해산됐고 통합진보당에선 내홍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 대표는 “우리 진보 진영이 부침을 거듭하는 건 기초체력이 없어서”라고 진단했다. “현장에서 대중과 소통하고 지역의 풀뿌리 운동을 결집시키는 민중의 집이야말로 진보진영이 위기를 겪는 지금,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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