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47)씨
옛 남산 안기부 별관서 24일 열리는 콘서트 기획한 이상엽씨
군사독재 시절 고문의 공포를 상징하던 ‘남산 조사실’에서 블루스가 울려퍼진다. 24일 서울 예장동 서울유스호스텔 안에 있는 옛 국가안전기획부 별관 터에서 ‘블루스 인 남산-인권숲’ 콘서트가 열린다.
“안기부 터는 아픈 기억이 많은 곳이잖아요? 이제는 사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상징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인권재단 사람이 주최하는 이번 콘서트의 기획자 이상엽(47·사진)씨는 하필 ‘블루스’를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블루스는 흑인 인권탑압의 상징이에요. 독재시절 시민들의 인권을 탄압했던 안기부 터에 이보다 더 적절한 음악은 없을 거 같았어요.”
지난 5월에 이어 두번째인 이번 콘서트는 과거 안기부에 의해 희생당한 사람들의 넋을 기리고 인권과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수 강산에와 강허달림이 블루스 공연을 펼치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이 이야기 손님으로 출연한다.
인권재단 사람은 4월부터 안기부 터를 기념관·박물관 등 인권을 학습할 수 있는 ‘인권·평화의 숲’으로 만들자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이씨가 공익 콘서트를 기획한 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암에 걸린 장애인 활동가를 돕기 위한 콘서트를 비롯 지난 8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콘서트 ‘이야기 해주세요’까지 10여 차례 기획했다. 그렇지만 그는 전문 공연기획자는 아니다. 그는 ‘건설회사 부장’ 명함을 갖고 다니는 17년차 직장인이다.
이씨는 1996년 입사한 뒤 사내에서 주로 사회공헌사업을 맡아왔다. 2002년부터는 여성단체 활동가들의 재교육을 후원해주는 장학사업도 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에게 그는 ‘키다리 아저씨’로 통한다. “사회로부터 받는만큼 저도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고 그런 일들이 즐거워요.”
이씨는 자신이 ‘일을 벌일’ 때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도와줘 항상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24일 공연에도 연출·무대·미술·노래 등 많은 사람들이 돈 한푼 받지 않고 ‘재능기부’를 해주었다.
최유빈 기자 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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