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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2914명이 주춧돌’ 인권센터 문 열다

등록 2013-04-30 08:20

박래군 ‘인권중심 사람’ 소장
박래군 ‘인권중심 사람’ 소장
모금 2년반만에 ‘인권중심 사람’ 개장
엘리베이터·화장실 설계도
장애인·트랜스젠더 배려
박래군 소장 “희망을 봤다”
모두들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다. 곧 제풀에 지칠 것이라고 수군댔다. 이에 질세라 콘서트와 전시회도 열고 저금통도 모았다. 기금 마련을 위해 제주에서 강원도 양구까지 전국투어도 나섰다. 그럴 때마다 아침이면 누리집에 알토란 같은 성금이 수북이 쌓였다. 그렇게 2914명의 손길이 주춧돌을 놓았다. 인권센터 ‘인권중심 사람’이 2010년 11월 모금을 시작한 지 2년6개월 만인 29일 기적처럼 문을 열었다.

인권센터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성미산 부근에 2층 단독주택을 개조해 3층 건물(연면적 373㎡)로 리모델링했다. 1층엔 인권도서관이 있고, 2층 다목적홀에서는 록음악까지는 불가능하지만 작은 음악회, 영화제, 토론회 등 공연과 행사를 열 수 있다. 1·2층은 일반 시민의 참여를 높이는 공간이다. 작은 회의실이 3곳인데, 10~20명 단위의 인권단체 소모임 활동 등에 제격이다. 5월2일~6월30일엔 이 공간을 무료로 빌려준다. 이어 하반기에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인권강좌와 세미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인권중심 사람’의 박래군 소장은 “우리 사회 약자들과 시민, 활동가들을 위해 꼭 이런 집이 꼭 필요했다. 이런 공간을 마련한 것도 수확이지만, 시민과 함께하는 인권운동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도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인권중심 사람’은 건물 곳곳에도 인권 감수성이 녹아들어 있다. 건물의 주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엘리베이터다. 장애인 편의를 위해 엘리베이터가 꼭 필요한데, 1·2층 옆쪽으로 80㎝ 바닥이 높은 1.5층과 2.5층을 가진 독특한 건물 구조를 소화하기 위해 일반 엘리베이터(2000만원대)보다 3배나 비싼 6000만원대 특수형을 설치했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탄 장애인은 80㎝ 위의 1.5층에 내려 문턱 없이 인권도서관을 이용한 뒤, 다시 2층으로 올라가 다목적홀에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다시 80㎝ 위의 2.5층과 3층도 엘리베이터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1층에는 ‘성별·젠더 구분 없는 1인 화장실’과 ‘장애인 겸용 화장실’을 뒀다. 생물학적 성별을 구분하지 않을뿐더러 사회학적 젠더도 구별하지 않는다. 박 소장은 “트랜스젠더의 경우는 어떤 화장실을 이용해야 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트랜스젠더는 한 예에 불과하지만, 화장실 이름에서도 우리 사회 소수자 문제를 한번 더 생각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제 첫발을 내디딘 ‘인권중심 사람’은 앞으로 시민과 인권운동이 만나고 교육하고 공감대를 넓히는 공간, 이를 통해 인권운동의 기반을 단단히 다지는 공간으로 자리잡는 게 목표다. 문의 02-363-5855.

글·사진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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