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가정폭력상담소 임영숙 실장
경산 가정폭력상담소 임영숙 실장
결손가족과 말레이서 희망 행사
결손가족과 말레이서 희망 행사
“가족간에 가슴 찡한 장면들이 많았어요. 지금도 여운이 많이 남아 있죠.” ‘가정의 달’을 맞아 최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열린 ‘가족애의 재발견’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돌아온 임영숙(50·사진) 경북 경산 가정폭력상담소 실장은 지금도 눈을 감으면 가슴 따뜻했던 장면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임 실장은 지난달 30일부터 3박5일간 한부모나 조손 등 결손 가정의 일곱 가족 어른 7명과 어린이 14명 등 21명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새 여권을 만들고 난생처음 비행기를 탔죠. 어떤 아이는 ‘꿈만 같다’며 입가에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더군요.”
청각장애인 아버지 대신 삼촌이 조카 둘을 데리고 참가한 가정도 있었고, 두 아들이 모두 이혼해 손자·손녀 넷을 키우는 할머니도 함께했다. 이들은 짧은 일정 동안 반딧불이 투어, 인간 릴레이, 이구동성 게임, 파도타기, 바나나보트 타기 등을 즐기며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날 밤에는 저마다 ‘아름드리 가족’, ‘행복 가족’, ‘웃음 가족’, ‘수다 가족’ 등으로 이름을 붙인 뒤 가족의 장래 희망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서로에게 편지를 읽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중학생 손자가 단상에서 할머니에게 감사 편지를 읽자, 할머니가 손자를 와락 껴안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초등학생 아들이 알코올의존증 아버지에게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술 좀 고마 드시소’라고 편지로 따끔하게 지적할 땐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죠.”
행사 마지막 순서로는 아이들이 할머니나 홀아버지, 홀어머니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도 했다. 이번 행사는 국내 여행사 하나투어가 소외계층에게 관심을 갖자는 취지로 만든 ‘희망여행 프로젝트’의 하나로 마련됐고,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이스타항공, 말레이시아 관광청, 넥서스 리조트 등이 후원에 나서 성사됐다. 또 하나투어 다문화어린이농구단(글로벌프렌즈) 천수길 감독,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과 박정은 코치, 양지영 선수도 참가해 참가자들과 어울렸다.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자원봉사에 나섰다가 13년째 가정폭력 상담을 하고 있는 임 실장은 “아이들이 훈련되지 않아 말이 거칠고 때로는 주먹이 앞서기도 하지만, 상담실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보니 여리고 섬세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은 소도시 경산시에 이런 기회가 올 줄 몰랐다. 너무나 뜻깊은 행사였다”며 기뻐했다.
임 실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로운 계획도 생겼다. 그는 “아이들이 도움만 받을 게 아니라 중학생쯤 됐을 때부터 자원봉사를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동훈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 cano@hani.co.kr, 사진 하나투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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