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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끼니 못 먹고 치료도 않는 ‘자포자기 노인’ 급증

등록 2013-06-11 19:57수정 2013-06-1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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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조사 결과 3년새 2배
가난한데다 혼자 살아 삶 포기
스스로 목숨 끊을 가능성 높아
노인학대 신고건수도 증가추세
지난 2011년 12월 말 강원도노인보호전문기관에는 ‘스스로 삶을 포기한 것 같은 노숙 노인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그는 20여년 전 경기도 수원시에 살고 있는 가족과 떨어져 춘천시에서 홀로 살아오던 이아무개(80)씨로, 우선 쉼터에 입소하게 됐다. 입소 당시 기침이 심하고 움직일 힘도 없던 이씨는 2012년 1월 의사의 진료를 받은 결과 폐렴과 전염성 결핵을 한꺼번에 앓고 있음이 확인됐다. 그동안 일용직이라도 생기면 여관에서 잤지만 돈벌이가 없을 때는 노숙 생활을 반복하면서 건강이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게다가 이씨는 술에만 의지해 살았고 몸이 아파도 치료를 받거나 식사 등을 잘 챙기지 않았으며 그럴 마음도 없이 생활해왔다. 보호기관에서 상담을 할 때도 힘없이 대답하거나 아예 말을 꺼내지 않았다. 보호기관은 이씨가 원하는 대로 아들과 만날 수 있게 조처했다. 이씨는 그 뒤 경기도의 한 요양원에 입원했지만 폐렴으로 결국 두 달 만에 숨지고 말았다.

1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2년 노인 학대 현황 보고서’를 보면, 이씨처럼 스스로 의식주와 질병 치료 등을 포기해 중병을 앓거나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 ‘자기 방임형’ 노인 학대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보호기관에 신고된 자기 방임형 노인 학대 사례는 2010년 196건이었다가 2011년 236건, 2012년에는 394건으로 증가했다. 전체 노인 학대 사례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10년 3.9%에서 2012년에는 7.1%까지 늘었다.

임을기 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은 “가족이 없거나 떨어져 지내면서 경제적 어려움 등이 겹치면 스스로 삶을 포기하게 되면서 자기 방임이나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들은 각종 질병 치료를 포기하거나 영양 상태가 불량해져 목숨이 위태로워지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독거노인의 안전을 위해 활동하는 노인 돌보미 혜택 대상을 현재 17만2000여명에서 올해 말 20만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자기 방임을 포함해 전체 노인 학대 신고 건수도 2010년 7503건에서 2012년 9340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현장조사를 실시해 확인된 사례는 지난해 기준 3424건인데, 이를 학대 유형별로 구별해 보면 정서적 학대가 38.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체적 학대(23.8%), 방임(18.7%), 경제적 학대(9.7%) 등이 뒤를 이었다. 학대를 받은 노인들 가운데 여성이 69.1%를 차지해 남성보다 크게 많았고, 배우자가 없는 경우가 62.7%로 나타났다. 또 교육이나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학대 피해가 많았는데, 무학력자와 초등학교 졸업자가 전체 피해자의 79%를 차지했고, 소득이 없거나 기초생활수급자인 경우가 각각 30.5%, 22%였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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