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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이사람] 내일의 희망 찍는 나는 ‘노숙인 사진가’

등록 2013-07-09 19:48수정 2013-07-10 09:23

하성수(63·오른쪽 둘째)씨
하성수(63·오른쪽 둘째)씨
개관 100일 맞은 광화문광장 ‘희망사진관’
노숙인 쉼터서 조세현 작가 만나
사진강의 듣고 실무교육 끝마쳐
서울시 희망사진사로 ‘제2의 삶’
“관광객 즐거워하는 모습에 보람”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찍은 사진, 잘 받았습니다. 생애 최고의 사진입니다. 그것도 킹(king)으로 만들어주시니!”

서울 광화문광장의 ‘희망사진사’ 최인섭(가명·60)씨에게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동포 김병홍씨가 보내온 전자우편 내용이다. 최씨는 지난 5월 말 한국을 찾은 김씨에게 곤룡포(조선시대 임금의 옷)를 입힌 뒤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줬다. 이 사진을 전자우편으로 받아본 김씨가 고마운 마음을 담아 답신을 보낸 것이다.

최씨는 노숙인이다. 지난해 5월 서울 영등포의 노숙인쉼터 ‘보현의 집’에서 사진작가 조세현(55)씨의 ‘홈리스(노숙인)와 함께하는 조세현의 사진 강의, 희망의 프레임’ 수업을 7주 동안 받았다. 희망사진사로 함께 일하는 하성수(63·사진)씨와 동기생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7주 과정의 중급반 교육을 마친 뒤 올해 3월 광화문광장의 희망사진사로 배치됐다.

최씨와 하씨의 희망사진관은 지난 3월28일 개관해 지난 6일로 개관 100일을 맞았다. 개관 첫날 희망사진관의 1호 손님은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그 뒤 100일 동안 희망사진관엔 여러 손님들이 방문했다. 둘이나 셋, 혹은 단체로 짝을 지은 손님들이 광화문광장으로 와 희망사진사를 찾았다. 사진관 옆에 마련된 전통의상 체험 부스에서 곤룡포를 빌려입은 뒤 찍어달라는 이들도 있었다. 지금까지 모두 822차례 촬영했고 이 가운데 내국인이 494차례, 외국인이 328차례였다. 외국인이 적지 않은데다 길 안내를 해야 하는 때도 있어 최씨와 하씨는 떠듬떠듬 토막 영어로 이들을 맞는다. 서울시 자활지원과 담당자는 “중급반 수료자들을 중심으로 친절도나 촬영 실력 등을 고려해 두 분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씨는 “요즘 광화문광장은 무더위가 한창이다. 하지만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사진을 찍고 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찍은 사진은 즉석에서 인화해주고 한 장에 2000원을 받는다. 그중 60%인 1200원을 최씨와 하씨가 갖고 나머지는 인화지 등을 사는 데 쓴다. 이들은 공공근로 형태로 받는 월급여 100만원에 사진 촬영 수입을 모아 다시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날을 꿈꾸고 있다. 하씨는 연초 임대주택을 구해 노숙생활에서 벗어났고, 아직 쉼터에서 지내는 최씨도 내년 봄 하씨처럼 임대주택에 들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희망사진관은 노숙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새 관광자원 발굴이란 일거양득의 성과를 낳았다. 희망사진관이 광화문광장의 명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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